강남 오피스텔보다 강북 아파트 주목[고준석의 실전투자]

동아일보

입력 2020-02-07 03:00 수정 2020-02-07 04:1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올해 내집 마련, 어디가 나을까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결혼 후 부모님 집에서 살던 맞벌이 부부 A 씨(35·여)는 2, 3년 뒤면 부모님 집에서 나와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종자돈 4억4000만 원에 맞춰 서울 노원구 노원역 주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살 생각이다. 하지만 남편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내년 서울 강남권의 오피스텔에 투자하자고 주장한다. 강남 오피스텔과 강북 아파트 중 어떤 걸 사야 할까.

올해도 내 집 마련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기보다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먼저 내 집 마련을 고민한다면 현재 시장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 규제만으로는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부동자금이 1010조 원을 넘었고 초저금리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서울은 대기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부족하다. 서울에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과 수도권 신도시에 자족기능을 갖춰 서울로 쏠린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서울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으로 서울과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의 실수요와 대기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 지역의 집값은 강보합이나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수도권과 지방은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집값도 보합 또는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내 집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면 자금조달 계획부터 꼼꼼히 세워야 한다. 자금조달 계획이 확실하게 세워졌다면 올해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무리하게 돈을 빌리는 건 피해야 한다. 만약 청약가점이 60점 이상으로 충분히 높다면 청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청약가점이 낮다면 급매물이나 경매를 통해 내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

기존 주택을 사기로 결정했다면 미래가치가 높은 매물을 골라야 한다. 여기서 부동산 시장의 고수와 하수가 갈린다. 고수는 미래에 투자한다. 투자할 당시에는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미래 가치를 더욱 중시한다. 미래에 돈이 된다는 확신이 들면 주저하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 반면 하수는 현재 시장 분위기를 쫓아다닌다. 미래가치를 전혀 보지 못하고 현재의 이익을 따지는 데 급급하다. 조급한 마음에 당장 잘 모르는 부동산에도 성급하게 투자하게 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분명 다르다. 통상 아파트가 오피스텔보다 전용면적이 넓고 관리비도 싼 편이다. 오피스텔과 달리 아파트는 임대수익보다 자본수익이 높다. 가구 수가 많은 아파트라면 향후 재건축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서울 강남권에 있는 오피스텔이라도 자본수익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거주하기에도 오피스텔보다 아파트가 낫다. A 씨처럼 실거주할 내 집이라면 강남의 오피스텔보다 강북의 아파트를 사는 게 유리하다. 충분히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혹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매수를 늦추다 매수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