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色 보며 꿈-희망 키워요”

김민 기자

입력 2020-02-04 03:00 수정 2020-03-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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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00년, 한국의 床]아트피스 공동제작 노소담 1064스튜디오 대표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로비 ‘한국의 상’ 위에 설치된 동아일보 100주년 기념 오브제. 1064스튜디오가 한 달 동안 직접 손으로 제작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동아일보의 100번째 생일상, 순백의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床)’ 위에 알록달록한 빛깔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미래의 100년을 함께할 젊음들이 자유롭게 꿈을 펼치길 희망하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1064스튜디오가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길이 230cm의 대형 목걸이가 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공개된다.》

백색의 ‘한국의 상(床)’ 위로 길이 230cm의 가느다란 금색 선이 찰랑이며 내려온다. 황동과 14K 금이 섞인 얇은 프레임 안에는 색색의 아크릴이 반짝인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로비에 설치된 ‘한국의 상’에서 4일부터 공개되는 1064스튜디오의 대형 목걸이 아트피스다.

‘한국의 상’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쇼룸’이자 모두에게 열린 개방형 아트 플랫폼이다. 특히 세계 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국내 청년 작가와 100년을 젊은 감각으로 해석한 오브제를 선정해 전시를 연다. 이번에는 독특한 디자인만으로 해외에 진출한 1064스튜디오와 동아일보가 협업해 대형 아트피스를 제작했다.

3일 설치작업을 위해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노소담 대표(29·사진)를 만났다. 노 대표는 “동아미디어센터 외관에 ‘한국의 색’을 설치한 다니엘 뷔렌을 좋아한다”며 “뷔렌의 색에서 영감을 얻어 목걸이를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뷔렌의 대형 작품이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데 비해 노 대표는 목걸이 프레임의 금빛 톤에 맞춰 노란색과 오렌지 계열을 더 강조했다. 목걸이 형태는 2017년 선보인 ‘빛의 움직임(Movement of Light)’ 컬렉션을 확대하고 변형한 것이다. 이 컬렉션은 1064스튜디오가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미국, 일본 디자인 스토어에 입점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1064스튜디오는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쇼핑 사이트 ‘네타포르테’가 론칭한 ‘코리안 컬렉티브’에 포함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2000년 설립된 네타포르테는 한 달 사용자가 7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쇼핑 사이트다. 지난해 이 사이트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내 브랜드는 단 5개로, 2015년 설립한 신진 스튜디오가 이름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비욘세의 스타일리스트가 협찬을 요청하고 클로이 카다시안이 직접 주얼리를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 대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와 콩스탕탱 브랑쿠시(1876∼1957)를 꼽았다. 디자이너보다 건축가, 조각가를 좋아한다는 그의 성향처럼 1064스튜디오의 주얼리도 비정형이지만 단순하면서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조각작품같이 과감한 형태를 해외 바이어가 알아보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점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이번 ‘한국의 상’에 전시된 것처럼 대형 목걸이를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그는 털어놨다. 스튜디오 구성원 5명이 수작업으로 한 달간 매달려 목걸이를 완성했다. 노 대표는 “도전을 좋아해 일을 벌였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언제 끝이 날까 막막했다”면서 “완성되는 걸 보니 ‘도전하면 못할 게 없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설날 연휴가 지난 후 열린 첫 전시이기에 더욱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경제 전망도 좋지 않고 청년들은 때로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죠. 저 역시 그럴 때가 있지만 반짝이는 색을 보며 함께 꿈과 희망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시는 28일까지. 자세한 내용은 한국의 상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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