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고-최상으로 차별화… 현명한 소비자를 홀리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20-01-31 03:00 수정 2020-01-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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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46개 선정
래미안-AGE 20′s-신한PWM깵 4년 연속 최고 브랜드




라이트 형제는 117년 전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날았다.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도시 키티호크 근처 모래언덕에서 동력 비행체 ‘플라이어(The Flyer)’에 타고 12초간 약 120피트(36.6m)를 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두 번째 하늘을 난 ‘플라잉 맨(Flying Man)’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라이트 형제 이후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한 사람을 떠올리는 이는 드물다.

최초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구자들이 알려져 있듯 ‘최초’ ‘최고’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뚜렷하게 각인되는 힘이 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최초, 최고라는 타이틀이 붙은 순간 소비자를 흡수하는 파워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는 품질이 아닌 인식의 문제다. 즉, 최고의 품질보다 고객의 기억 속에 먼저 자리 잡는 브랜드가 ‘베스트(Best)’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도 2등이 아닌 최초·최고·최상의 브랜드를 원한다. 탄산음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코카콜라와 펩시, 소염진통제의 영원한 라이벌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이 선도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이유도 ‘최고’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맨 처음 인식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 최고로 도약할 수 있는 탁월한 전략이다.

올해로 4주년을 맞이한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KCAB)’은 소비자 마음에 퍼스트(first)&베스트(Best)로 각인된 만족도 1위 브랜드를 발굴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인지도 상승에 기여하고자 선정했다. ‘써보니 좋은 브랜드’를 널리 알려 똑똑한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서다.

동아일보와 한국소비자평가위원회는 2017년부터 해마다 온·오프라인 조사로 소비자가 직접 뽑은 최고의 브랜드를 가려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KCAB는 연초마다 새해를 이끌어갈 최고의 고객 중심, 고객 만족 브랜드를 시상하는 국내 대표 어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년 전 제정 이래 높은 소비자 참여를 통해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 소비자 만족도 1위 브랜드 대거 수상

올해도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족도 1위 브랜드가 대거 선정됐다.

4년 연속 아파트 부문 소비자평가 1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린 삼성물산 ‘래미안’은 최초가 최고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물산은 2000년 래미안을 선보이며 국내 ‘브랜드 아파트’ 시장을 처음 열었고, 줄곧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래미안은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22년 연속 아파트 업종 1위를 유지하고 있고,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NBCI)에서도 16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류 최고의 약으로 꼽히는 진통·해열제 ‘아스피린’도 최초에서 최고가 된 케이스다. 1897년 제약사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상용화한 최초의 합성의약품 아스피린은 100년 넘게 인류와 함께하며 현재 전 세계 128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에이지투웨니스)’는 기능성 화장품 부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4년 연속 1위의 아성을 이어갔다.

AGE 20′s 에센스 커버팩트는 2013년 홈쇼핑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019년 10월 말까지 홈쇼핑에서 누적판매액 6000억 원, 누적판매 840만 세트를 기록한 초대박 상품이다.

GSK 컨슈머헬스케어의 잇몸 케어 치약 ‘파로돈탁스’,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 마스크팩 ‘퍼스트랩’, 아모레퍼시픽의 저(低)자극 고(高)보습 브랜드 ‘일리윤’, 프랑스 주방 소형가전 브랜드 ‘시메오’, 친환경 생리대 ‘유기농본(류)’, 파머시즌의 토종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에이포뮬러’, 대전충남양돈농협의 ‘포크빌포도먹은돼지’는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심켈로그의 ‘첵스초코’, 40년 노하우가 담긴 남성복 브랜드 ‘파크랜드’, 국내 최대 도심형 아울렛 ‘마리오아울렛’, 에프앤디넷의 유산균 ‘락피도’, 오투스페이스의 ‘감탄떡볶이’, 교원라이프의 ‘다(多)드림’은 2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이 밖에 올해 처음 소비자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기업·기관들도 치열한 경합을 펼쳐 부문별 최고 지수를 획득했다.

2020 KCAB는 브랜드에 대한 치밀한 기초조사와 광범위한 소비자조사, 전문가의 깊이 있는 평가 등을 종합해 선정했다. 대상을 받은 브랜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서비스 혁신과 우수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것만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심사평

전중옥 심사위원장·부경대 경영학부 교수

<소비자가 만들어 가는, 소비자 최고의 브랜드>






최고의 브랜드는 소비자가 허락한 최고의 칭호이다.

최고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자리매김된다는 것은 기업이나 조직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브랜드와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결과로 인정한 자격이기 때문이다.

굳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시대의 상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시장은 매우 불확실하고 복잡하다. 예측이 더욱 어렵게 된 불완전경쟁의 시장에 이를수록 소비자는 선택이라는 결정권을 쥐고 주도하게 된다. 게다가 소비재뿐 아니라 오프라인 마케팅이 일반적이었던 산업 및 공공분야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매 의사 결정을 위해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은 다양하고도 자발적인 확산 매체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대되면서 예전처럼 메시지나 채널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공급자가 가치 있는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원하는 반응을 고객으로부터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제는 기업이 브랜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공급자나 제품에 대해 느끼고 소통하는 경험을 브랜드에 반영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공감하고 의도한 행동에 이를 수 있도록 소비자와 브랜드를 함께 만들고 가꿔가는 새로운 의미의 co-branding이 요청되는 현실에 서 있다.

흔히 고객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함에 있어 최종적인 단계는 브랜드 공감대 형성이라 하는데, 이는 고객-브랜드의 관계 구축을 통해 해당 브랜드를 고객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공감대 형성의 결과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충성과 고객가치의 극대화라는 최종 목표에 가장 근접하게 된다. 이러한 파워브랜드를 위한 소비자와 브랜드의 공감대 형성에 있어 브랜드 진정성이 가져다주는 힘은 그 빛이 바래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담은 브랜드 정신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소비자의 참여에서 소통과 공감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이 무장된 마케팅 노력만이 지속가능한 최고의 브랜드를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브랜드 대상 심사를 위해 시장조사 및 22개 유관기관 공개 자료를 활용해 후보군을 선정하고, 사전조사 내용에 의해 필터링된 후보군 브랜드를 대상으로 소비자조사를 실시하여 수상 후보 브랜드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평가지표에 따른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진행하여 총 46개의 브랜드가 수상했다. 최종 선정된 브랜드는 대상의 명칭 그대로 한국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최고의 브랜드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2020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기업과 기관·단체들은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최고의 브랜드로서, 더욱 진정성 있는 고객 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토록 선택받는 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가 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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