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리드하라” 한국 기업들 또 한번 ‘퀀텀점프’

신수정 기자

입력 2020-01-31 03:00 수정 2020-01-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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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공업→중화학→전자산업 이어 이번엔…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진출 도쿄선언(1983년), 한국 최초의 독자개발 승용차 포니(1976년), 포항제철 첫 쇳물 생산(1973년) 등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한국 기업 100년, 퀀텀점프(대도약)의 순간들’의 주요 장면들이다. 동아일보가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자문위원 30명과 함께 선정한 ‘한국기업 100년 퀀텀점프의 순간’에는 한국 경제의 오늘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출발의 순간 등이 뽑혔다.

기업가정신이 충만했던 국내 주요 기업 창업주들은 농업 한국을 경공업 한국, 중화학공업 한국, 첨단 전자산업 한국으로 퀀텀점프 시켰다. 도전과 혁신을 지속한 결과 2000년 이후 글로벌 정상에 오른 한국 기업들도 속속 등장했다.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은 인공지능(AI), 5세대(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 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총 5개국에 7곳의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도 올해 안에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관련 실행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2030년까지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브라질 마나우스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감하게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100년 삼성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대규모 투자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 자율주행차 상용화,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의 단계적 확대를 통해 미래차 관련 사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넘어서 개인용 비행체(PAV)와 로봇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데에 SK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사내 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이 기획부터 출범까지 직접 주도한 새로운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서니(mySUNI)’는 임직원들이 미래 산업을 전망하고 필요한 역량을 직접 탐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의를 제공한다. SK그룹은 신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17년 중국 물류센터 운영업체인 ESR 투자로 물류 시장에 뛰어든 SK㈜는 최근 미국 물류업체 ‘벨스타 슈퍼프리즈’에도 투자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강점에 집중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쥐고 있는 사업영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가전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와 5G 통신 등에서 구축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AI, 빅데이터, 로봇 등의 투자도 지속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며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해야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위해 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혁신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돼 달라”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새 시장을 만들기 위한 조직 개편 및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빠른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그룹 차원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신 회장은 15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 잡아야 한다”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AI-5G-전장용 반도체 등, 25조원 투자해 시장 선점

현대차
수소산업-자율주행차 등, ‘게임 체인저’로 글로벌 도약

SK
구성원들 역량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

LG
프리미엄 가전-배터리 등, 계열사별 강점 최대한 살려

롯데
조직개편-사업혁신 가속화,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 공략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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