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애플 개발자 출신, ‘NPU 기술’로 AI 대중화 견인

박정민 기자

입력 2020-01-30 03:00 수정 2020-0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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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를 동경해 입사한 애플 근무 당시 김녹원 대표.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 연구를 가장 활발히 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왓슨으로 유명한 IBM과 시리를 통해 AI 진입 장벽을 낮춘 애플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한국서 NPU(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 개발 스타트업 딥엑스를 창업한 김녹원 대표는 두 회사에서 근무하며 AI 프로세서 기술에 종사한 경력이 있다. 딥엑스가 창업 2년차임에도 유망 기술 스타트업으로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AI분야 공학자로 업계에 이름을 알려왔다. IBM을 거쳐 애플 수석 연구원으로 애플 스마트폰인 ‘아이폰X’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핵심 개발자로 활약했다. 또 인공신경망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저널에 ‘딥러닝 엑셀러레이터’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발표한 내용이 딥엑스를 창업하는 데 특허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대중적에게 알려지게 된 건 2016년 알파고의 등장으로부터다. 초기 알파고가 1MW의 전력사용량을 쓸 때 사람의 뇌는 약 20W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사람보다 5만 배의 에너지를 더 사용한 것인데 이렇듯 인공지능에는 많은 양의 전력 소모가 필요하다. 딥엑스는 저전력에 고성능의 AI를 위한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NPU를 개발해 제공하는 회사다.

NPU는 CPU에 비해 연산 작업의 효율이 50배 높은 프로세서다. 애플, 구글, 엔비디아, 삼성 등 주요 정보기술(IT)업체에서 NPU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업계에선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NPU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나서서 최근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다. NPU 프로세서가 대중화를 앞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가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 개발 중인 딥엑스의 NPU 프로세서는 최적화시 초당 200장에 이르는 이미지를 인식 가능하다. 양산화가 되면 1만 장을 1초 만에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AI 기술력에 무한대에 가까운 정보 저장이 이뤄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결합하면 큰 산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IT분야 공룡들이 뛰어드는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딥엑스만의 확실한 강점이 있기에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정보를 분산해서 처리하는 이른바 ‘엣지 디바이스’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획일화된 표준화가 불가능하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어 대기업 특성상 세분화된 대응이 어려운 점을 언급했다. 다양한 시장 요구에 맞춘 솔루션에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창업의 소신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제 인생의 가치는 도전에 있다. 인류는 싫든 좋든 AI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저는 이러한 현실을 수동적으로 맞이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적극적으로 창조하는데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딥엑스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딥엑스의 올해 계획은 이전에 연구 개발한 NPU의 경량화와 전력 효율성의 고도화를 실제 하드웨어 설계를 통해 완성하는 것이다. 더불어 반도체로 제작해 제품화의 다음 단계를 전진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NPU를 제품화하는 기술 혁신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김녹원 대표 약력
2010년 IBM Watson 연구소 방문 연구원
2011년 UCLA 박사 졸업
2011∼2014 Cisco Systems 근무
2014∼2017 Apple 근무
2018∼ 딥엑스 대표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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