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에 국내 기업들 비상…中 출장 금지 등 비상체제 가동

서동일기자 , 서형석 기자 , 허동준기자

입력 2020-01-28 17:29 수정 2020-01-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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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중국전역으로 확산되고, 국내에도 확진자가 나오자 국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2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한 국내 기업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마다 대응팀을 만드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마다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금지하고, 중국 현지 사무실 폐쇄 및 재택근무 전환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또 국내 사업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우한에 자동차 강판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현지 주재원 4명을 30, 31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하도록 조치했다. 앞서 우한에 에틸렌 화학공장을 둔 SK종합화학은 설 연휴 직전 현지 주재원 10여 명을 모두 귀국시킨 상태다. 이들은 본사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가해 건강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종합화학 우한 공장은 현지 인력으로 가동되고 있다.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둔 기업들은 출장 금지 등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자체 매뉴얼을 가동 중이다. 출장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LG전자에 이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도 속속 이날부터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LG전자는 주재원 가족 중 귀국을 희망하는 경우 왕복항공권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당분간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큐셀부문, 첨단소재부문과 한화토탈 등이 중국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한화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중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에 대해 개별 전수 조사를 마치고, 마스크 등 안전용품을 구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우한 폐렴 발생 국가로 출장을 간 직원은 사전 사후 신고 및 복귀 후 발열 등 증상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발병지역을 방문했거나, 발병이 의심되는 경우 잠복기 동안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근무 중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환경안전부서 보고가 이뤄지고, 진단 확정 전까지는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중국 전 지역 출장 자제를 권고했고,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삼성SDS 등은 최근 2주 간 중국, 홍콩 등을 여행한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주재원의 가족부터 우선 철수를 권고했다. 29일 자정까지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주재원 가족을 한국으로 이동시키고, 한국이나 제3국에 있을 경우 중국으로 돌아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1500만 위안(약 25억 5000만 원) 규모의 의료물품과 성금도 기탁한다. 현대차는 베이징, 창저우, 충칭에 생산 공장이 있고 옌타이에 연구소가 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백화점·면세점·쇼핑몰 등은 위생 관리에 초점을 맞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백화점은 판매 직원들이 마스크 및 장갑을 착용하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소독을 1시간마다 반복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전국 1378개 전 매장에서 고객 대응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명동, 잠실 등 관광객 방문이 잦은 40여 개 지점 근무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특별 관리 감독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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