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국내 노인 10명 중 1.2명 우울증 앓아
뉴스1
입력 2020-01-23 11:48 수정 2020-01-23 11:48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News1
60세 이상 국내 노인 10명 가운데 1.2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9명 이상이 주요 우울장애의 엄격한 진단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비교적 가벼운 증세인 아증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아증후 우울증도 심한 우울장애 못지않게 신체건강, 인지기능, 기대수명 등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질환으로 분류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노인 아증후 우울증(subsyndromal depression)이 주요 우울장애 및 경 우울장애와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임을 최초로 밝혀내고 역학적 특성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아증후 우울증은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정도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주요 우울장애와 경 우울장애 같은 심한 우울증의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매년 16만 명 이상의 아증후 우울증 노인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심한 우울증의 발생 환자 수보다 5배가량 많은 수치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마저 치료가 필요한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고, 위험인자나 영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News1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직접 진단기준을 개발해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한 후, 유병률과 발병률, 위험인자 등 역학적 특성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및 경우울장애와의 객관적인 차이를 최초로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60세 이상 노인 664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다.
2010~2012년 진행한 기저 평가를 시작으로 2년(2012~2014년과 2014~2016년) 단위로 2번의 추적 평가가 이뤄졌다.
연구 결과, 주요 우울장애와 경 우울장애는 고령(70세 이상),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에서 많은 반면에 아증후 우울증은 여성이나 수면의 질, 사회경제수준, 사회적 지지 수준 등이 낮은 노인에서 많이 발생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아증후 우울증이 주요 우울장애, 경 우울장애와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기웅 교수는 “앞으로 아증후 우울증이 치매, 사망률, 건강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후속 연구를 통해 독립질환으로서 아증후 우울증의 실체를 정리해 나갈 것”이라며 “연간 16만 명에 달하는 신규 아증후 우울증 환자의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질병 예방법과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불면증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수면의 질이 낮은 노인들의 경우, 수면 조절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아증후 우울증에 대한 통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증가하는 아증후 우울증 환자를 위해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사회적 가족’ 등 다양한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제1저자: 오대종 임상강사)는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신 호에 게재됐다.
(용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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