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자외선 노출에 피부암 환자 급증… ‘점의 모양’ 꼼꼼히 살펴보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1-22 03:00 수정 2020-01-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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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 환자 최근 5년간 60% 증가, 면역력 약한 고령층서 흔히 발생
점-검버섯과 비슷해 지나치기 쉬워, 모양 울퉁불퉁하면 악성종양 의심
식염수-투명유리-휴대전화 있으면 간단하게 피부암 자가진단 가능
조기 발견시 수술 없이 치료 가능, 평소 두피 등 몸 구석구석 체크해야


김일환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의료 불모지나 다름없던 안산에서 26년간 20여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지역 주민들의 피부 건강을 책임져온 의사가 있다. 피부암 전문의 1세대이자 국내 최고의 피부암 전문가 김일환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다.

김 교수는 1997년 피부암 수술을 시작해 절개부터 봉합까지 약 1000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특히 한국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피부암의 특성을 연구하고 말단 흑색종과 관련하여 절단술이 아닌 피부이식술을 도입하는 등 기존에 없던 진일보한 기술을 선보였다. 대한피부과학회 평의원, 대한피부암학회 회장, 피부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피부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 피부암, 60대 이상 고령환자 70% 차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피부암 환자 수는 약 2만3605명으로 2013년 1만4876명에 비해 58.6%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도 9.69%로 가파른 추세다. 특히 피부암은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김 교수는 “삶의 질이 향상되고 등산, 낚시, 골프, 스키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피부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환경오염으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자외선 양이 증가하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자외선에 손상돼 회복하지 못하는 세포 유전자가 늘어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화되는 고령인구에서 피부암 발생이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 피부암 조기 발견하면 완치 가능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피부를 태양광선에 과도하게 노출하는 것이 피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모두 자외선 노출량, 노출시간과 연관이 있다.

장기에서 발생하는 다른 암에 비해 피부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용이하고 진단과 치료가 비교적 쉬운 암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피부에서 발생하는 암은 점이나 검버섯과 유사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국내 의료용 정밀 피부암 진단기기인 ‘더모스코프’를 이용해 피부병변을 진단하는 검사법을 신의료기술로 지정하는 데 노력했다. 2015년부터는 피부과 의사를 상대로 검사법을 교육하는 데 힘쓰고 있다.

가정에서도 간단한 준비물로 더모스코프 검사와 유사하게 피부암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필요한 준비물은 생리식염수와 슬라이드 글라스 또는 투명 유리, 그리고 휴대전화다. 우선 의심이 되는 점에 생리식염수를 떨어트린 다음 투명 유리로 지그시 눌러준다. 누른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투명 유리 위를 촬영한다. 촬영한 이미지를 확대해 5단계로 상태를 체크한다. 2∼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병원에 방문해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 만약 한 가지만 해당돼도 의심쩍다면 일정기간 반복 촬영과 추가 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


■ 피부암 초기는 주사와 약물 등으로 치료 가능

피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어렵지 않은 암이다. 악성이라 하더라도 초기에는 수술 없이 항암제 주사나 약물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야 한다.

모즈 미세도식 수술(Mohs Micrograghic Surgery)은 완치율은 높고 재발율은 낮은 수술 방법이다. 김 교수는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모즈 펠로십 수련기관 중 하나인 루이빌 의과대학의 마이클 매콜 교수에게 모즈 수술을 배웠다. 귀국 후 국내 최초로 대학병원내에 모즈 수술 클리닉을 개설하고 약 800례에 이르는 수술을 시행했다.

모즈 수술은 피부암을 효과적으로 완전 절제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다. 피부암을 단계별로 잘라내 암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얼린다. 현미경으로 남아 있는 암 조직이 있는 부위만을 추가로 절제하고 현미경 판독을 반복해가면서 피부암을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한다. 동결절편, 판독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얼굴 등 정상 조직의 제거를 최소화할 수 있어 미용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자기 몸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몸에서 잘 안 보이는 부위인 두피, 발가락, 손가락 사이, 손발톱 등 구석구석 거울을 통해 확인한다. 만약 이상한 점 등 피부 병변이 발견되면 사진을 찍어 3∼6개월 간격으로 변화를 확인한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과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자외선 차단제는 반드시 발라야 한다. 흡연, 과로, 과도한 야외 활동, 외상 등 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에는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피부의 청결과 보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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