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실사 늦춰지는데…손실액 도대체 얼마

뉴시스

입력 2020-01-16 16:12 수정 2020-01-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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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실사 결과' 펀드 기준가격에 반영 예정
회계법인 평가 보수적이면 손실률 더욱 커져
펀드 환매 연기 금액, 1.5조→1.67조로 늘어나
삼일 실사 결과 늦어져…금융당국 '전전긍긍'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 사태가 폰지 사기 등으로 격화하면서 진행 중인 펀드 실사 후 나오게 될 손실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손실률을 40~70%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사 결과를 기준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그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임이 실사 결과 이후 회계법인의 자산 평가대로 손실을 확정 짓는 과정에서 손실률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연기 금액은 지난해 9월 말 1조5587억원(157개)에서 1조6679억원(173개)으로 늘어났다. 손실 예상금액은 향후 실사 결과로 파악될 예정이다.

◇라임 환매 중단 금액 1조6700억원

환매 연기 금액은 만기 시점이 도래했지만 투자자에게 지급할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기한 없이 뒤로 밀리게 된 투자 금액을 말한다. 이 환매 연기 금액은 투자에 따라 실제로 손실을 본 손실 금액과 다르다. 손실 확정 금액은 추후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

환매 연기 금액이 늘어나게 된 원인은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가 새롭게 환매 연기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의 총 판매금액은 약 2949억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는 기타 자산 투자금액은 약 1200억원이다.

이 무역금융펀드는 지난해 문제가 발생했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와 달리 정상적으로 운용되던 상품이다. 이 펀드는 신한은행이 270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4월부터 만기가 돌아오지만 환매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라임은 지난해 9월 해당 펀드의 기타 자산으로 ‘플루토FI D-1’와 ‘무역금융 펀드(플루토 TF-1호)’에 투자했다. 신한은행은 이들 펀드의 환매가 연기된 10월께 사태를 인지하고 조치를 취해달라고 라임 측에 요청했으나 무역금융 펀드가 ‘폰지 사기’에 엮였다는 소식에 사태가 커지며 환매 중단 가능성까지 나오게 됐다.

앞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가 미국 운용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이른바 ‘폰지 사기’에 휘말리며 추가적인 손실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매 중단 금액의 손실률은…‘회계상 손실로 처리’ 변수로

금융당국과 업계는 라임 관련 환매 중단 펀드의 손실률이 40~7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환매를 중단한 테티스 2호 펀드의 손실률이 최고 70%에 이를 수 있다는 초기 실사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들의 용역 발주로 환매 중단 펀드 실사에 나선 삼일회계법인은 초기 실사를 통해 손실률을 따지지 않고 펀드에 들어 있는 자산의 환매 가능성을 놓고 등급을 매겼다.

라임은 해당 펀드의 기준가격을 집합투자 재산 평가 규정에 따른 평가 기준으로 평가해 왔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실사 결과 이후 3일 이내에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해 기준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다. 회계법인이 보수적으로 자산을 평가할 경우 손실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라임은 회계법인의 평가를 기준가격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큰 손실로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판매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회계법인이 산정한 평가대로 손실을 확정짓고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다면 채무자들이 변제를 늦출 수 있어 자산 회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뤄지는 실사 결과에 금융당국 ‘속앓이’

삼일은 지난해 11월부터 실사를 시작해 한 달 이내에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달 중순, 구정 명절 전후로 미뤄졌고 다시 한 번 2월 중순으로 밀려났다. 삼일은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이 잠적하고 라임운용 인력이 사라지며 실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에 자산을 두고 있는 무역금융펀드의 해외 실사가 시간을 크게 할애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삼일은 라임의 3개 펀드가 담고 있는 자산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 실사만을 진행했으나 추가적으로 판매사들로부터 구체적인 손실률을 산정하는 업무까지 요청 받았다. 삼일은 이에 대한 평가까지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삼일회계법인은 2월 중순께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실사 시점에 맞춰 검사 인력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 또 추가적인 불완전판매 요소나 신탁 의무 위반 사안을 점검해야 하지만 실사 결과가 나와봐야 손실률 등이 확정되기 때문에 투자자의 피해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과 엮여 있는 플레이어는 금융투자업계 전반인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금융당국이 사태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라임 사태의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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