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16곳 여성 등기임원 구해야

서동일 기자 , 지민구 기자

입력 2020-01-16 03:00 수정 2020-0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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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총액 2조원 넘는 기업들, 이르면 7월부터 최소 1명 둬야
재계에선 “과도한 경영권 간섭”


이르면 7월부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제도 시행 대상 기업 143곳 중 116곳이 여성 등기임원을 새로 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가결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에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性) 이사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사회는 사내외 이사(등기임원)로 구성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며 처벌 조항은 없다.

동아일보와 CEO스코어가 2018년 기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 143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27곳뿐이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2명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 에쓰오일, OCI, 지역난방공사 등 4곳이었다. 전체 등기임원 1064명 중 여성 등기임원 수는 3%인 32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부분은 사외이사(27명)였다. 오너 일가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회장은 “최근 해외 기업이 투자를 단행할 때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추세”라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는 국내 기업 경영진의 다양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효율성, 생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경영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들이 등기임원이 될 만한 여성 고위급 임원을 덜 키웠고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다양성을 떨어뜨렸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추세인데도 여성 등기임원 선임이 의무화된 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간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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