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그룹 지분 왜 늘리나

뉴시스

입력 2020-01-08 10:50 수정 2020-01-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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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한항공·한진 지분 매집
한진칼 지분은 그대로인듯…"국민연금, 인위적 경영 개입 가능성 높지 않아"



 국민연금이 한진칼을 제외한 한진그룹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남매의 난’ 이후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대한항공 주식 지분이 기존 9.90%에서 11.36%로 늘렸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16일까지 대한항공 지분을 9.90% 들고 있었으나 이후 12월31일까지 두 달 반 만에 1.46%포인트 늘렸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24일 기준으로 한진 지분이 기존 7.54%에서 9.62%로 2.08%포인트 늘었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한진 지분을 지난해 5월30일부터 11월15일까지 7.54%에서 8.59%로 1.05%포인트 늘렸다. 이후 국민연금은 한 달여 만에 8.59%에서 9.62%로 1.03%포인트 추가 매집했다. 6개월여 만에 1.05%를 매집한 이후 한 달여 만에 1.03%를 추가로 사들인 것이다.

국민연금은 주가 등락 여부와 상관 없이 대한항공과 한진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지분을 늘리는 동안 대한항공 주가는 14.2% 상승했다. 반면 한진 지분을 총 2.08%포인트 늘리는 동안 한진 주가는 31% 빠졌다. 상당한 손실을 입었지만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한진 지분을 빠르게 늘린 기간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간의 ‘남매의 난’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조원태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최근 빚어진 가족간 소동이 벌어졌다.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올해 정기 주주총회까지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 회장과 나머지 가족간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회장간 갈등이 불거졌던 지난해 12월23일 한진칼 보유 지분이 기존 15.98%에서 17.29%로 1.31%포인트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만약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조현민 전무가 손잡으면 한진칼 주식 중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18%대로 껑충 뛴다. 단일최대주주 KCGI(17.29%)보다도 높은 지분율 수준이다.

여기에 한진가 이외의 ‘플레이어’를 넣게 되면 더욱 셈법이 복잡해진다. 한진가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델타항공(10%)과 전략이 알려져있지 않은 반도건설 계열사(6.28%) 등이 주주로 포함돼 있다. 이들이 누구의 편을 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전망이다.

또 5% 미만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 공시를 하게 된다면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금의 특성상 굳이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은 특성상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매수보단 매도에 힘을 준다”며 “한진칼 5% 지분 공시를 피하기 위해 매수 금지를 걸어놨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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