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전략 통했다… 신세계 강남, 국내 첫 年매출 2조

신희철 기자

입력 2020-01-08 03:00 수정 2020-01-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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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10년만에 1조 돌파 이어 ‘국내 첫 2조원 매장’ 타이틀 추가
전문관 운영등 콘텐츠 차별화 효과… 프리미엄 수요 맞춤공략도 주효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단일 점포로는 최초로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연매출 2조 원이 넘는 백화점은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영국 런던 해러즈 등 손에 꼽힌다.

신세계 강남점의 성장 비결은 뛰어난 입지와 압도적 규모, 콘텐츠 차별화 등이 꼽힌다. 강남점은 서울지하철 3, 7, 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 및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돼 있다. 내·외국인 방문이 편리한 데다 백화점, 면세점, JW메리어트호텔, 파미에스테이션 등이 몰려 집객에 최적화돼 있다. 이 일대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1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7월 면세점 오픈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백화점 이용도 늘었다. 면세점 오픈 직전인 2018년 6월과 2019년 12월을 비교해 보면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은 90% 늘었고, 구매 고객 수도 50% 증가했다.

‘입점 지역에선 가장 큰 백화점이 돼야 한다’는 초대형 전략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 것도 매출 급증에 도움이 됐다. 강남점은 2016년 대대적 리뉴얼 및 증축을 단행해 5만5500m²이던 영업면적을 8만6500m²로 확장했다. 기존 서울 최대 백화점이던 롯데백화점 본점(7만1000m²)보다 큰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의 각층 영업면적(6600m²)이 축구장 크기(7140m²)와 엇비슷하다. 입점 브랜드 수도 기존 600여 개에서 1000여 개로 60%가량 늘려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인업을 갖췄다.

슈즈, 컨템퍼러리, 유아동, 생활 등 4개 카테고리별로 업계 최대 규모의 전문관을 운영한 것도 차별화 요소다. 기존 백화점들은 브랜드별로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고객 관점에서 A부터 Z까지 해당 장르에서 필요한 모든 상품을 한데 모아 거대한 편집매장 형태로 꾸몄다. 유아동과 생활 카테고리는 한 층 전체를 할애했고, 슈즈에선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의 신발 전문 매장까지 열었다. 전문관 매출은 2016년 오픈 이후 매년 카테고리별로 8.9∼53.4%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을 비롯해 디올 고야드 셀린느 발렌시아가 반클리프아펠 까르띠에 등 다양한 명품 라인으로 프리미엄 수요를 사로잡은 것도 주효했다.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40%가량으로 신세계백화점 전점의 평균 명품 매출 비중(10% 안팎)의 4배 수준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2000년 개점 이후 업계 최단 기간인 10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약 40년간 매출액 1위였던 롯데백화점 본점을 추월한 바 있다.

점포 연매출은 백화점의 위상을 보여주는 수치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입점이나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의 라파예트, 런던의 해러즈, 미국 뉴욕의 삭스피프스애비뉴 등의 백화점은 해당 도시의 랜드마크로 각인돼 관광객과 유명 인사들의 방문을 이끌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은 한국을 찾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꼭 들르는 곳이 됐다”면서 “명품 전용 팝업 행사에 발렌티노, 보테가베네타, 루이비통 등이 적극 참여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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