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이기주의 줄이려면, 협업 공무원 인센티브 줘야”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20-01-06 03:00 수정 2020-0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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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2020 新목민심서-공직사회 뿌리부터 바꾸자]
다른 부처 공무원 기여도 인정 등… 인사-평가 시스템부터 바꿔야
“佛선 부처를 블록처럼 묶고 풀어”


부처 간 칸막이 해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돼온 공직 혁신의 ‘단골 메뉴’다.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정부 혁신 6대 역점 추진 분야의 하나로 정부기관 간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 강화를 꼽았다. 협업 표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인력을 상호 파견하는 협업 정원제를 운영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협업 시스템과 인적 교류 활성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아예 청와대 비서관실 칸막이를 뜯어버리는 등 임기 내내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칸막이 해소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은 현재의 공무원 인사·평가제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제 살 깎기 식 협업만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협업 과정에서 주무부처 소속이 아닌 다른 부처 공무원의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무조정실 등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부처 이기주의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공무원은 평생 한 부처에 소속되는 한국과 달리 공직생활 동안 3, 4개 부처를 옮겨 다닌다. 부처를 옮겨 다니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싱가포르에선 자기 전공 업무를 여러 부처에서 맡아보는 식이다.

프랑스에선 한국으로 치면 실·국을 기본 단위로 놓고 필요에 따라 블록처럼 한 부처로 묶었다가 푸는 방식으로 정부 조직을 운영한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국도 국정 과제만큼은 현재의 위원회 방식 대신 각 부처에 흩어진 기능을 모아 새로운 부처로 만들 수 있다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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