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배달앱… 글로벌기업들 ‘M&A전쟁’
조유라 기자
입력 2020-01-04 03:00 수정 2020-01-04 03:00
지난해 12월 13일 국내 최대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렸다. 매각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상상을 초월한 금액에 각국 음식배달 앱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마트폰과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음식배달 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컨설팅 전문회사 프로스트&설리번을 인용해 2018년 820억 달러(약 95조 원)였던 세계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 달러(약 232조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화를 통한 기존 음식배달 시장은 패스트푸드, 중식 등 특정 음식에만 한정됐다. 하지만 배달 앱은 그 대상을 수천 개의 식당과 수백만 가지의 요리로 확대시켰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친숙한 세대에게 선택지를 넓혀줘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30년에는 세계인들이 대부분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배달 앱을 통해 식사를 해결할 것”으로 점쳤다.
업계의 패권 다툼도 치열하다. 지배적인 1위 기업이 없는 유럽과 북미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2016년 영국에서 ‘아마존 UK’를 설립했다 2년 만에 문을 닫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영국 음식배달 앱 딜리버루에 5억7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영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당초 딜리버루 인수를 노렸지만 영국 정부의 반대로 인수 대신 지분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스퍼스(DH의 대주주)는 영국 저스트이트를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서 1위 업체인 테이크어웨이는 2018년 DH의 독일 부문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테이크어웨이는 서유럽과 북미 진출을 위해 저스트이트가 꼭 필요하다. 저스트이트가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자회사인 우버이츠와 음식배달 앱 1, 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내스퍼스 역시 이 시장을 노린다. 두 기업은 최근 인수 가격을 높여 부르며 저스트이트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현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에서는 선진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현지 업체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 그랩은 지난해 7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로부터 14억6000만 달러(약 1조6900억 원)를 투자받았다. 당시 주요 투자 이유가 음식배달 자회사 그랩푸드의 빠른 성장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도 2018년 1월 그랩푸드의 인도네시아 경쟁자인 고젝에 120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한국 쿠팡이츠와 미국 도어대시, 내스퍼스는 메이퇀, 푸드판다, 스위기 등 중국 배달 앱에도 투자했다.
중국의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340억 달러로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다. 이곳에서도 IT 공룡을 등에 업은 1, 2위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각각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후원을 얻고 있는 메이퇀과 ‘엘레.미’의 2018년 합계 주문 건수는 100억 건을 돌파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각국 배달 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소셜미디어와 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영업자도 임금 근로자도 아닌 애매한 처지인 데다 플랫폼 소유주와의 엄청난 빈부격차로 인해 각국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배달 앱의 급성장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난도 심각하지만 플랫폼 대기업이 기존 대기업에 비해 사회공헌 등에 인색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NYT는 “배달 앱으로 동네 식당의 이윤이 감소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작은 식당들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배달 앱이 일종의 ‘정크 이코노미(쓰레기 경제)’에 연료가 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스마트폰과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음식배달 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컨설팅 전문회사 프로스트&설리번을 인용해 2018년 820억 달러(약 95조 원)였던 세계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 달러(약 232조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화를 통한 기존 음식배달 시장은 패스트푸드, 중식 등 특정 음식에만 한정됐다. 하지만 배달 앱은 그 대상을 수천 개의 식당과 수백만 가지의 요리로 확대시켰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친숙한 세대에게 선택지를 넓혀줘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30년에는 세계인들이 대부분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배달 앱을 통해 식사를 해결할 것”으로 점쳤다.
업계의 패권 다툼도 치열하다. 지배적인 1위 기업이 없는 유럽과 북미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2016년 영국에서 ‘아마존 UK’를 설립했다 2년 만에 문을 닫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영국 음식배달 앱 딜리버루에 5억7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영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당초 딜리버루 인수를 노렸지만 영국 정부의 반대로 인수 대신 지분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스퍼스(DH의 대주주)는 영국 저스트이트를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서 1위 업체인 테이크어웨이는 2018년 DH의 독일 부문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테이크어웨이는 서유럽과 북미 진출을 위해 저스트이트가 꼭 필요하다. 저스트이트가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자회사인 우버이츠와 음식배달 앱 1, 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내스퍼스 역시 이 시장을 노린다. 두 기업은 최근 인수 가격을 높여 부르며 저스트이트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현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에서는 선진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현지 업체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 그랩은 지난해 7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로부터 14억6000만 달러(약 1조6900억 원)를 투자받았다. 당시 주요 투자 이유가 음식배달 자회사 그랩푸드의 빠른 성장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도 2018년 1월 그랩푸드의 인도네시아 경쟁자인 고젝에 120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한국 쿠팡이츠와 미국 도어대시, 내스퍼스는 메이퇀, 푸드판다, 스위기 등 중국 배달 앱에도 투자했다.
중국의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340억 달러로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다. 이곳에서도 IT 공룡을 등에 업은 1, 2위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각각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후원을 얻고 있는 메이퇀과 ‘엘레.미’의 2018년 합계 주문 건수는 100억 건을 돌파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각국 배달 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소셜미디어와 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영업자도 임금 근로자도 아닌 애매한 처지인 데다 플랫폼 소유주와의 엄청난 빈부격차로 인해 각국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배달 앱의 급성장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난도 심각하지만 플랫폼 대기업이 기존 대기업에 비해 사회공헌 등에 인색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NYT는 “배달 앱으로 동네 식당의 이윤이 감소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작은 식당들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배달 앱이 일종의 ‘정크 이코노미(쓰레기 경제)’에 연료가 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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