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생쥐부터 미키마우스까지…종목에도 ‘쥐’가 있다

뉴스1

입력 2020-01-01 06:30 수정 2020-10-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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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질병 치료를 위해 실험용 생쥐를 취급하는 동물실험 업체부터 쥐가 옮기는 흑사병에 맞서 치료용 항생제·백신을 생산하는 업체, 쥐 캐릭터를 간판으로 하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업체까지.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쥐와 관련된 종목들이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흰 쥐띠 해를 맞아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실험용 생쥐로 의약품 테스트하는 노터스, 내년 ‘맑음’

지난해 11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노터스는 인간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의약품을 테스트하는 비임상 CRO(실험수탁기관) 사업, LAB컨설팅, 동물용의약품 유통 등을 하고 있다. 비임상 CRO가 매출의 51.2%(2019년 기준)를 차지한다. 노터스가 취급하는 실험동물 중에는 쥐, 돼지, 토끼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상장된 지 한달 남짓 된 노터스의 주가 흐름은 부진한 편이다. 노터스는 상장 첫날인 11월 27일 시초가(2만9750원) 대비 6750원(22.6%) 오른 3만6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2만원)와 비교했을 때는 82.5% 상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달 여간 2만원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폐장일인 30일에는 2만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0년에는 노터스가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유효성 시험의 경우 실험군별 질환동물 제작 능력이 요구되고, 고가의 장비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신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늘어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연구개발) 투자로 사업의 외형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2020년부터 동물의약품 및 용품 유통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비임상 CRO시장은 연평균 5.9%로 성장 중이며 2020년 5249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라며 “노터스는 수의학 특화 연구인력과 고도화 장비로 비임상 CRO의 외주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형 동물병원그룹 ‘루이펑 그룹’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100억원 내외의 동물용 의약품 제품 판매가 예상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키마우스’ 월트디즈니, 디즈니플러스로 부진 털까?

“내가 이룬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생쥐 한 마리였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 월트디즈니의 생전 발언이다. 미키마우스는 세계적인 콘텐츠·미디어 기업인 월트디즈니의 대표 클래식 캐릭터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간 월트디즈니 주가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100달러 내외에 머물렀다.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OTT(Over The Top Service)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나오면서 주가 흐름은 바뀌기 시작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출범한 지난 11월12일 가입자가 하루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고, 당일 주가는 137달러로 올라선 뒤 12월30일 종가 기준 143달러까지 상승했다. 인기 있는 영화를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공개하는 방식으로 두터운 팬층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유인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서유럽, 6월 인도와 일부 동남아, 10월 동유럽과 남미, 2021년 아시아까지 디즈니플러스의 해외 진출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2024년까지 6000만~9000만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며, 전체 가입자 중 3분의 2를 해외에서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성이 두드러질 것이다. 상반기 유의미한 오리지널 시리즈 부재는 부담이나, 시장 확장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구독자 수 성장세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트디즈니는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를 선호하는 해외 종목 중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삼성증권이 지난 7월13일 국내 투자자 484명을 대상으로 ‘여름 휴가 떠나기 전 매수하고 싶은 종목’을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월트디즈니(20.9%)가 1위였다. 지난해 어벤저스 엔드게임, 알라딘, 토이스토리, 라이온킹 등을 잇달아 내놓아 전 세계 극장가를 석권하고, 마블과 루카스 필름에 이어 21세기 폭스를 인수해 어벤저스부터 X맨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강자로 떠오른 게 국내 투자자들의 마음을 샀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대표 소비주라는 점도 불확실성이 큰 증시 상황에서 매력으로 부각됐었다.

◇쥐·벼룩이 원인인 ‘흑사병’ 관련주로 주목받았던 종목들

지난해 11월13일 중국에서 흑사병이 발병했다는 소식에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은 국내 종목들이 있었다. 흑사병 치료제로 알려진 페니실린과 관련된 업체들이었다.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의 벼룩이 사람을 물었을 때 전염된다. 감염됐더라도 발병 이틀 이내 조기에 발견해 치료제를 투여하면 치료할 수 있다.

당시 국제약품, 삼성제약, 보령제약, 신풍제약, 종근당바이오, 인트론바이오, 우정바이오 등이 흑사병 관련주로 묶여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인해 이튿날인 11월14일 장 마감 때는 오히려 주가가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 유일하게 이튿날인 상승 마감한 업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제약품이다. 당시 국제약품은 전날 대비 475원(10.1%) 오른 5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약품 주가는 지난해 폐장일인 30일 4630원으로 마쳤다. 흑사병 관련주로서 10% 넘게 상승했던 11월14일과 비교하면 10.44% 떨어져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는 2018년 점안제 등 안과품목 공급량 감소 등으로 외형이 줄었던 국제약품이 안과 및 순환·소화기계 신규 품목 출시와 영업 강화로 지난해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있어 새해에 반등 모멘텀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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