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떠나 HDC 품으로…아시아나 고공 비행할까

뉴스1

입력 2019-12-24 08:29 수정 2019-12-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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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의 모습. © News1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31년 만에 금호산업을 떠나 HDC 현대산업개발(HDC현산)을 새주인으로 맞는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항공 업계 불황이 지속하고 있으나 업계 1위 대한항공에 남매 간 경영권 분쟁 이슈가 촉발됐고, 저비용항공사 합종연횡 등 국내 항공 업계 구조 재편 움직임이 일고 있는 시점이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열릴 가능성도 크다. 특히 범현대가인 HDC현산의 인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26일 또는 27일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 (SPA)을 체결, 내년 초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 교체 등을 진행하고 유사증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기존 기업이미지(CI) 변경 등의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에 새 둥지를 틀게 되면 아시아나의 재무구조 개선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 중 2조원 이상을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견을 보였던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6868만8063주·31.05%) 가격은 줄다리기 끝에 HDC현산 요구대로 3200억원대로 정리됐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자본은 올해 3분기말 기준 1조1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이후에는 기단 확대 및 노선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의 자금력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불황 및 일본 여행객 감소,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적자 노선은 버리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은 필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86대의 항공기로 70여개 국제선 노선을 취항하고 있는데, 범현대가에 속하는 HDC현산의 네트워크는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의 상용 수요를 유치할 수 있어서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은 여행 수요와 달리 꾸준한 상용 수요는 여객 부문 매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비해 상용 수요가 약했는데, 범현대가의 지원 속에 상용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면세 및 레저사업, 물류사업 등에서 시너지도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상용 수요는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인수 후 크게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경쟁력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 확보는 물론 인수 이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5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아시아나는 국내 일반·영업·공항 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는다. 매각 마무리에 앞서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것인데, 추가 인원 감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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