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 “갈등 해결 계기 마련” 반겨

서동일 기자

입력 2019-12-21 03:00 수정 2019-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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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부분 완화]삼성 등 규제 품목 대안 이미 마련
신청때마다 서류 제출 불편은 덜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20일 일본 정부의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해 “일단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며 반겼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한일 양국의 갈등이 풀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다른 2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완화 조치가 이번에 빠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EUV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필수 소재다. 일본의 독점적 지위가 가장 확실한 품목이고 단기간에 국산화도 불가능하다. 일본에서 사실상 전량을 수입해 왔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당초 위기감이 컸다.

하지만 수출 규제 뚜껑을 막상 열어본 결과 이 제품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의외로 없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약 3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던 데다 우회 수입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중국과 대만, 유럽 등 세계 각지에 구매팀을 파견해 우회경로 및 대체 공급처를 찾아왔다”며 “특히 일본의 해외 합작법인을 통해 우회 수입을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수출허가를 신청할 때마다 서류를 7∼9개씩 내야 했던 한국 기업들은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번거로움을 덜게 됐다. 다만 아직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의 수출 규제가 진행 중인 데다 일본 정부가 8월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뒤 상당수 품목의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진 상태라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간헐적으로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해 수출 허가를 내주고 있기도 하고 우리 기업들도 어느 정도 대안을 마련한 상태”라면서도 “나머지 2개 품목에 대해 아직도 일본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바삐 3대 품목 모두에 대해 규제가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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