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 정선아 “30대에 가장 잘 한 일은 아이다를 다시 만난 것”

이수진 기자

입력 2019-12-20 17:08 수정 2019-12-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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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선아.

“중국엔 언어를 배우러 갔었어요. 중국 음악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죠. 하지만 아이다라서 다시 한국에 돌아왔죠.”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해 올해로 18년 차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정선아. 뮤지컬 ‘아이다’가 막을 올려 공연 중인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그를 만났다.

2018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이후 라운드 인터뷰가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상기돼 보였다. 같은 해 뮤지컬 ‘웃는남자’를 마친 후 돌연 중국 유학길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한 그가 이번엔 뮤지컬 ‘아이다’의 암네리스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사실 매년 공연을 올리다 중국에 가게 돼서 ‘관객들이 나를 잊으면 어쩌지’, ‘노래 실력이 줄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아이다 첫 공연 무대에 오르고 나니 ‘나는 무대에 있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 있을 때 전율이 흐르고, 찌릿하다”라며 무대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아이다’는 ‘전쟁 속에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이집트의 딸 암네리스와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그리고 그 두 여인의 사랑을 받는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

‘아이다’와의 추억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의 눈은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아이다’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의 라이선스 종료로 인해 2019년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재 ‘아이다’의 마지막 무대에 서고 있는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 자신의 분장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시즌을 거듭하며 나이를 먹어가니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이다의 엔딩 장면인 박물관의 문을 닫기 전 두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계속 눈에 담고싶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둘은 묻혀야 한다. 벌은 받아야죠!”라고 말해 취재진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등장만으로 주변을 밝게 만드는 정선아는 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고, 뛰어난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뮤지컬 배우로서 호시절을 보냈던 것에 감사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무게감이 생겨나는 중이다”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 무대 밖 행실도 조심하게 된다”라고 했다.

정선아는 행복을 위해 산다고 했다. 그는“‘행복하다’라고 생각하면 삶이 행복해진다. 내 삶이 행복해야 관객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고, 나 또한 관객에게 힘을 얻고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아이다’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2020년 2월 23일까지 공연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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