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VR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본격 가동…자동차 개발 프로세스 혁신

원성열 기자

입력 2019-12-18 10:43 수정 2019-12-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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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는 17일 자동차의 품질을 높이면서 개발 속도와 수익성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연구원들이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는 모습. 사진제공ㅣ현대차

20명이 디자인 검증, 세계 최대 VR 품평장 오픈
미래 모빌리티와 고객 니즈에 빠르고 유연한 대응
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해 R&D에 재투자

현대·기아차가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한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차·기아차는 이날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중 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미디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버추얼 개발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과 주행 환경 등을 구축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 과정의 상당부분 가상 현실로 대체해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는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세계 최대 규모 VR 디자인 품평장 오픈

현대차·기아차는 올해 3월 150억 원을 투자해 가상의 공간에서 디자인 품질과 감성을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을 완공했다.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고,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의 부품,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보며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쉽게 고객 눈높이에 맞는 최적의 모델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선행 디자인 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자원 소모를 줄이고, 디자인 최적화 과정을 거쳐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디자인의 차량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양산차 선정을 위해 재질, 색상 등을 실제로 구현한 모델을 일일이 제작해야 했던 과정도 대부분 생략할 수 있어 차량 제작 비용과 시간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부터 VR 디자인 품평장을 시범 운용했으며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으로 완성도 높은 자동차 개발

현대차·기아차는 2018년 6월 VR을 활용한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해왔다. 이 시스템은 정확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신규 구축된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은 자동차 운행 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부품 간의 적합성이나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 평가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VR 장비를 착용한 연구원들은 이 가상의 디지털 자동차를 직접 운행할 수 있고 컨트롤러로 운행 중인 차량을 마음대로 절개해 엔진의 움직임이나 부품의 작동 상황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실제 차량에서 불가능했던 검증이 가능해짐에 따라 개발 차량의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설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기아차는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차량 개발 전 과정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도입함으로써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R&D 혁신, 자동차 품질 향상, 비용 절감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R&D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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