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와해 사건에 공식 사과…“실망 끼쳐 대단히 죄송”
뉴스1
입력 2019-12-18 09:11 수정 2019-12-18 09:52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2019.1.8/뉴스1 © News1
삼성이 노사 문제로 인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과 관련해 18일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공식사과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삼성은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라고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전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 역사에서 이사회 의장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수많은 문건이 발견되고, 미래전략실에서부터 파생돼 계열사 및 자회사로 배포된 각 노조전략, 비상대응 시나리오, 비밀동향 보고, 회의자료, 보도자료 등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한 것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장과 강 부사장까지 모두 노조 와해 실행 전략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증거가 충분하다”라며 “피고인들은 실무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것으로 고위층까지 가지 않았다고 했지만, 피고인들 스스로 실행행위 가담을 검찰과 법원까지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부사장의 경우 삼성 에버랜드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1년4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은 면했었지만 전날 결국 구속됐다.
이 외에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는 징역 1년6개월,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는 징역 1년 2개월,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송모 삼성전자 자문위원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모두 법정구속됐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도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전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삼성의 전방위적이고 조직적인 노조파괴가 법원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삼성 입장문 전문.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삼성전자(주)·삼성물산(주)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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