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부채 7910만원…빚내서 집 산 청년들 급증

뉴시스

입력 2019-12-17 12:00 수정 2019-12-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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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보다 3.2% 증가…금융부채, 5755만원
30세 미만 청년층 빚 급증, 생활비 등 허덕
자산대비 부채비율 증가, 재무건전성 소폭 악화



우리나라 가구가 평균 791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약 3.2% 증가한 것이다. 부채를 가장 많이 짊어진 가구는 자영업 가구였다. 빚 증가세는 30세 미만 청년 가구에서 가장 가팔라진 모습을 보였다. 고소득층일수록 돈을 더 많이 빌리는 이른바 빚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화됐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7일 공동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910만원으로 1년 전(7668만원)보다 242만원(3.2%) 증가했다. 그중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 대출 등 금융부채가 평균 5755만원으로 전년대비 216만원(3.9%) 늘어났다. 금융부채 비중은 전체 부채의 72.8%를 차지해 전년보다 0.5%포인트 확대됐다. 나머지 부채인 임대보증금은 2155만원으로 전년대비 26만원(1.2%)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자영업자 빚 1억1000만원 돌파…30세 미만 청년층 빚 ‘급증’

빚은 자영업 가구에서 가장 많이 보유했다. 이들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1억1063만원으로 1년 전보다 400만원(3.8%) 증가했다. 이어 상용근로자(9483만원), 무직 등 기타(4166만원), 임시·일용근로자(339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은 1년 전보다 446만원(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상용근로자 가구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연령대별로는 청년 가구의 부채가 가장 큰 폭 불어났다.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3197만원으로 1년 전 2591만원에서 606만원(23.4%) 뛰었다. 주춤했던 청년 가구의 빚 증가세가 가팔라진 건 빚을 내 내 집 마련에 나섰거나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수요 등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30대 가구가 보유한 부채도 891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2% 상승했다. 빚을 내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40대 가구로 1억689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는 5.7% 늘었다. 50대는 9321만원의 부채 보유액으로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 가구의 부채는 52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9% 감쇘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확대…가계 재무건전성 소폭 악화

전체 가구 중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57.5%로 1년 전보다 소폭 확대됐다.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1억1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6% 증가했다. 자산은 평균 4억7733만원을 보유했고, 소득은 평균 671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에서도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 규모가 평균 1억3418만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증가율은 임시 일용근로자 가구에서 5.6% 늘어 가장 높았다.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소폭 나빠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8.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자산이 4억3191만원으로 1년 전보다 2.7% 늘어난 데 반해 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3.2%)했기 때문이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30세 미만 가구가 29.1%로 가장 높았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가구(20.2%), 소득 수준별로는 4분위 가구(20.1%)가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소득 가구, 높은 빚 증가세…저소득은 감소

소득별로 보면 고소득 가구의 빚 증가세는 높은 수준을 이어간 반면 저소득 가구의 증가세는 후퇴했다. 소득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40%) 가구의 부채는 각 1610만원, 3735만원으로 1년 전보다 0.2%, 2.9% 감소했다.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주의 부채는 1억7712만원으로 3.3% 증가하고, 4분위(상위 40%)의 부채는 9838만원으로 8.0%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을 사기 위해 빚을 낸 고소득 가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체 가구 부채에서 소득 4~5분위 가구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68.5%에서 69.7%로 확대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비은행권 등을 중심으로 대출이 옥죄어지면서 저소득 가구는 상대적으로 돈 빌리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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