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산업대변혁 새로운 10년의 시작

동아일보

입력 2019-12-18 03:00 수정 2019-12-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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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2019년 올해도 며칠 후면 저문다. 한 해를 되돌아보니 유난히도 마음이 앞서고 분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느낌은 단지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와 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싶다. 특히 필자에게는 1월 초에 참관했던 CES에서 받은 자극,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우리 제조업의 근본적 경쟁력에 대한 고민 등이 큰 몫을 했다.

첨단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CES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많은 제품과 기술을 목격했다.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는 AI, 생활편의에 사용되는 로봇, 실제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 첨단 정보기술(IT)과 융합된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제품과 기술을 목격했다. 심지어 상상속의 플라잉카를 2020년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하니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예상보다 급진전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산업전반의 대변혁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새로운 기술, 제품, 비지니스 모델의 선점을 위해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면 기존의 주력 사업영역을 벗어나 다른 산업군의 기업은 물론, 경쟁업체와의 합종연횡도 불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라이벌인 벤츠와 BMW가 협력하여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 대외적 환경도 과거와 전혀 다른 질서로 변하고 있다.

우리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들도 큰 변화의 풍랑 속에 있다. 지금의 거센 파고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많다. 누가 더 우수한 생태계를 가지느냐의 싸움이 되었고, 때로는 산업별 국가 대항전의 모습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산업부는 모든 대책을 마련함에 있어 산업계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왔다. 작년 말부터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로봇·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신산업별 비전 등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쉴 틈 없이 마련하였고, 이에 더해 여름의 시작과 함께 발발한 일본 수출규제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소재·부품·장비산업의 대응책 강구에 밤낮을 잊고 지냈다. 이런 가운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대폭 개정되었다. 공급 과잉 분야에 국한되었던 기업의 사업재편을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신산업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세제, 보조금, 산업용지 처분 특례 등 혜택을 대폭 늘렸다. 사업재편이 공급과잉 해소에 그치지 않고 혁신을 위한 미래 신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연말에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애쓰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직면한 산업대변혁의 도전을 잘 헤쳐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결정이 요구된다. 현재의 사업구조를 면밀히 살펴보고 경쟁력 없는 분야는 과감히 걷어내고, 기존 제품의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과 더불어 새로운 제품으로의 사업전환 가속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곧 새해가 시작된다. 여느 신년과 달리 새로운 10년의 시작인 2020년이다. 오늘의 우리의 땀과 노력이 10년 후 2030년 우리 산업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다. 기업들은 더 많은 고심 속에서 사업전환을 포함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어렵게 결심한 사업재편 전략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가용한 정책수단을 최대한 동원하여 기업들의 성공을 도울 것이다. 최근 가동되고 있는 ‘제조업 르네상스 라운드테이블’을 기업 간, 업종 간에 벽을 허물고 지혜를 모아 민관이 함께하는 플랫폼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무쪼록 2020년은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운명체가 되어 산업대변혁의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10년의 튼튼한 디딤돌을 놓은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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