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성을 ‘글로벌 LG’로 키운 혁신 기업인

서동일 기자

입력 2019-12-16 03:00 수정 2019-12-1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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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 명예회장 별세 1925~2019]
한국 전자-화학산업 기틀 닦아… 노블레스 오블리주 평생 실천


럭키금성을 ‘글로벌 LG’로 키우며 한국 전자·화학 산업 경쟁력의 밑바탕을 닦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사진)이 14일 오전 10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구인회 LG 창업주의 장남인 구 명예회장은 부친과 함께 재계 4위 LG를 일군 창업 ‘1.5세대’ 경영인으로 꼽힌다. LG그룹 창업 3년 만인 1950년, 경남 진주에서 교편을 잡다 LG에 합류했다. LG가 첫 생산품인 화장품을 만들다 화장품 용기인 플라스틱 제조 등 화학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1960년대 한국 최초 국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과 TV 사업을 키워가는 현장에 늘 구 명예회장이 있었다.

LG그룹 회장(1970∼1995년) 재직 중에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경영 혁신으로 취임 당시 매출 260억 원에 불과했던 LG를 30조 원대(1994년 말 기준) 기업으로 키웠다. 구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자율경영체제 확립, 고객가치 경영 도입, 민간기업 최초로 락희화학 기업공개,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현지공장 설립 등 기업 경영 선진화를 주도했다.

고인은 검소하고 소탈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기업인으로도 기억된다. 70세이던 1995년 스스로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임종할 때까지 자연인으로서 소탈한 삶을 보냈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인재 육성에도 힘썼다. 고인이 경영자로서의 업적은 물론 은퇴 후의 삶까지 재계의 귀감으로 존경을 받는 이유다.

유족으로는 장녀 구훤미,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 차녀 구미정,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손자 구광모 LG 회장 등이 있다. 장남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 5월 별세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17일 오전이다. 비공개 가족장 방침에 따라 장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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