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잎으로 상품 개발… 6차산업인 됐어요”

동아일보

입력 2019-12-16 03:00 수정 2019-12-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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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진환 백련동 편백농원 대표

전남 장성의 백련동에 편백농원을 운영한다. 편백농원은 1997년부터 3대가 이어온 가족기업이다. 우리 3대는 20여 년 전 전주에서 장성으로 귀농했다. 처음에는 대추, 배추, 고추 등 작물을 키웠지만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그때 편백나무가 운명처럼 눈에 들어왔다. 편백나무 기르기(1차산업)는 물론 편백 제품을 가공하고(2차산업), 편백을 활용한 체험활동(3차산업)을 결합해 2015년 6차산업 인증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농원이 많이 알려졌다.

기존에는 버려졌던 편백잎을 가공해 나온 편백 추출물을 방향제로 개발했고, 대학교와 연계해 편백 추출물 치약, 가글을 상품화했다. 현재 편백을 활용한 가공제품이 140여 종이나 된다.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도시학생 혹은 진로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직업 체험, 편백꿈마을학교의 학교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오감 체험 프로그램, 피톤치드·음이온·소리·향기·햇빛 등 편백숲이 가진 치유인자를 활용한 농촌 숲힐링 체험 프로그램, 편백 방향제 만들기 등 편백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한다.

먹을거리가 빠질 수 없다. 지역농산물과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만든 시골밥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제철 나물과 유기농 야채쌈, 수제 손두부, 수육, 해물된장국, 삭힌 홍어, 묵은지 등 12가지 반찬이 곁들여진 밥상이다. 시원한 바람과 피부로 스며드는 피톤치드 냄새, 자박자박 가볍게 발걸음을 내딛는 소리,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숲을 거닐고 나서 마지막으로 건강한 시골밥상으로 비로소 오감체험이 완성된다.

6차산업 인증 시기인 2015년을 기점으로 방문객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연간 2만여 명에서 작년에는 5만여 명이 편백농원을 다녀갔다. 편백 재배에 그치지 않고, 편백을 활용한 제품,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었기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었다. 편백농원을 다녀간 방문객이 올린 인터넷 글을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6차산업 인증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제품 유통·홍보 지원도 편백농원의 성장에 한몫했다. 2015년 6차산업 우수사례, 2016년 1월에는 이달의 6차산업인으로 선정되면서 방송과 신문에서 수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진로직업체험을 원하는 학교, 휴식을 원하는 단체 방문객 등 주말에는 1000여 명이 편백농원을 찾는다.

1만여 평에 이르는 너른 농원을 가족으로만 운영할 수는 없어 20여 곳과 협력하고 있다. 편백나무를 관리하는 농가, 편백 도마를 가공하는 어르신, 농원 내 편백 판매점에서 일하는 농가, 체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농가 등의 뒷받침이 있다.

눈이 많이 오는 장성 지역 편백은 최상품으로 친다. 편백은 피톤치드가 소나무보다 4∼5배가량 더 배출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편백농원이 위치한 축령산 편백숲은 험난하지 않아 겨울 트레킹족에게 인기다. 올겨울 장성 편백숲으로 여행은 어떨까.

김진환 백련동 편백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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