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터 사업화까지 집중지원… 캠퍼스 ‘기술창업’ 이끈다

양형모 기자

입력 2019-12-12 03:00 수정 2019-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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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사업 타당성 검토후 상용화 지원
검증된 기술 시장진출 적극 도와… 체계적인 사업기술화 시스템 구축


고려대는 뛰어난 과학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산학협력을 통해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제공


고려대는 올해 3월 개교 후 처음으로 공과대학(기계공학과) 출신의 정진택 총장이 부임하면서 교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뛰어난 과학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통해 고려대가 보유한 지식 재산을 기업과 사회로 선순환하려는 노력과 도전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최근 각종 사업평가에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수 평가를 바탕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이 올해 초 ‘초기창업패키지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기존에 창업교육에 머물던 학생창업기업도 아이디어를 구체화, 사업화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

올 2학기에는 기술창업융합학과를 개설해 기업가정신에서부터 미국 아이코어식의 가설 수립, 검증, 비즈니스 모델 구현과 실습 등 창업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한국형 특허갭펀드사업’에 선정돼 우수 연구의 지식재산 권리화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재정적 갭펀드 기반을 확보했다. ‘대학 창의적자산(특허나 지식재산권) 실용화 지원 사업(BRIDGE+)’에서는 2년 연속으로 참여 대학 중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기술경영촉진사업(TMC+)에서도 우수 평가의 여세를 몰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 연구역량 무기로 기술사업화

기술창업이 성공하려면 연구 기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chers)’ 명단에 고려대 교수 7명이 포함됐다. 국내 사립대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산학협력단은 이러한 유망 연구자의 연구 결과와 논문 등을 특허를 통해 지식재산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5900여 개의 유효 특허를 갖고 있다. 올해도 910여 건의 특허가 신규 출원되었고 이 중 67%인 620여 건이 특허로 등록됐다.

기술 이전 실적도 최근 3년간 전국 사립대 중 1, 2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올해 기술 이전 성과가 전년도보다 60% 늘어난 50억여 원으로 전망된다.

고려대는 산학협력의 기술 씨앗이 될 수 있는 전략자산을 한국형 특허 갭펀드 사업에 활용하고, 기술사업화로 거둔 수익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기술 경쟁력이 높은 특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 시장 수요에 기반한 산학협력 집중

고려대가 기술사업화의 전(全)주기를 체계화한 KU SBIR(Korea University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세스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고려대의 기술사업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허준 산학협력단장은 “국내 대학은 재정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미국 등 정부 주도의 산학연계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인 DARPA나 SBIR처럼 체계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고려대는 기술사업화의 전 주기를 6단계로 나누고 그중 가장 핵심적 프로세스인 ‘전략적 자산’의 고도화 과정에 ‘BRIDGE+’ 재원을 집중 투자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기술사업화를 체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U SBIR는 1단계에서 기업 최종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와 비즈니스 모델 설계를 지원한다. 2단계는 시작품 제작 비용 지원을 통해 가시적인 상용화와 실증화를 위한 재원을 지원한다. 완제품 구현을 위한 단위 소재, 부품 등의 기술이나 관련 연구자가 학내에 없는 기술 공백 영역이 생길 경우 특허 빅데이터와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 분석, 타 대학과의 융복합 시제품 설계를 통해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도 돕고 있다. 마지막 3단계에선 실용화 가능성이 검증된 기술과 시제품을 최종 수요기업에 라이선스 아웃을 한다. 또 연구소기업 설립, 기술지주회사의 다양한 펀드 또는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IP 금융 및 민간 벤처캐피털과의 투자를 활용해 기술창업을 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기존에 대학이 주로 활용하던 기술주도형의 기술성숙도만으로는 더 이상 기업과 대학이 공존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고려대와 기술이전 거래 경험이 있는 1000여 개의 기업과 교우기업 등에 기술소개 자료를 제공하고 상용화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고려대는 글로벌 기업의 수요 발굴에서도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등에 주요 거점 역할을 하는 유명 중개기관들과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거점 중개기관들이 기업 수요 발굴에 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일부 기술사업화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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