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직격탄’ 보험업계, 임원·조직 ‘칼바람’
뉴스1
입력 2019-12-10 10:30 수정 2019-12-10 10:32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저금리에 직격탄을 맞은 보험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직 슬림화와 임원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업비 등 비용 절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24개 생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3%(9811억원)나 줄었다. 30개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6% 줄어든 2조2000억원에 그쳤다.
◇롯데손보 임원 절반 교체…한화손보 임원 6명 줄어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바뀐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초 18명의 임원 중 9명을 해임했다. 임원 절반이 짐을 쌌다. 9곳의 빈자리 중 3곳이 내부 승진, 2곳이 외부 영입으로 채워졌다. 나머지 4곳 자리는 없어졌다.
조직도 슬림화했다. ‘본부-부문-팀-파트’ 체계에서 파트를 없앴다. 팀도 101개팀에서 76개팀으로 축소했다.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파는 방카슈랑스영업팀 등이 사라졌다. 손해율이 치솟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동차보험의 전화영업 인력 330명 중 40%가 줄어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인이 바뀌면서 체질 개선이 본격화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보험업 불황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이달 초 임원 정원을 총 34명에서 28명으로 줄였다. 10명의 상무 및 상무보가 해임됐는데, 임원 승진은 4명에 그쳤다. 조직은 ‘2개 총괄-11부문·실-35개팀·본부’에서 총괄이 사라졌고 ‘6부문·실-30개팀·본부’로 축소 재편됐다.
현대해상은 ‘8부문-35본부-154부-296팀’에서 ‘9부문-33본부-114부·56파트-190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부 아래에 팀이 있고 파트엔 팀이 없다. 본사를 중심으로 파트를 신설해 의사결정 과정을 줄인 것이다.
파트에 속한 실무자의 결재 라인은 기존 팀장, 부장, 본부장에서 파트장, 본부장으로 한 단계 줄어든다. 현대해상은 이달 초 임원 48명 중 7명을 해임했다. 다만 임원 정원에는 변화가 없었다.
KB손해보험은 ‘부문-본부-부서-팀’으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부문-본부-파트’로 바꿨다. 부서와 팀을 파트로 합친 것이다. 파트장이 부장급인 것을 고려하면 팀장을 없애 실무를 하는 ‘손발’로 편입시킨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직 개편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줄이는 건 지금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라며 “업황이 생각보다 빠르게 악화되자 많은 보험사들이 조직슬림화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생명 내년 사업비 등 500억~1000억원 더 축소
보험업계에서는 생보와 손보업계 선두인 삼성도 임원 물갈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사업비 등을 1500억원 줄인데 이어 내년 500억~1000억원 더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도 불필요한 경비를 검토하며 예산 계획을 수립 중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상시 전직지원제도’를 운용하며 15~20년 차가 퇴직하면 15개월치, 20년 차 이상은 20개월치 월급을 주고 있다. 인위적인 희망퇴직은 아니지만 회사를 나갈 수 있는 뒷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아지면 기업 대부분 ‘임시직원’인 임원을 쳐내고 사업비 등 비용을 줄인다”며 “이후에도 앞길이 안 보이면 결국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기 때문에 직원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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