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이용 고령층-주부 크게 늘었다

조은아 기자

입력 2019-12-10 03:00 수정 2019-12-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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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인 41만명 사채 써
60대이상 14%P 늘어 41% 최다, 생활비 모자란 주부도 10%P 늘어


지난해 불법 사금융 이용자 중 60대 이상 고령층과 주부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근로소득이 끊긴 고령층은 빚 갚기가 더욱 힘들어져 고금리 사채의 굴레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불법 사금융시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갤럽을 통해 19∼79세 5000명을 일대일로 심층 조사한 결과다. 불법 사금융 잔액은 7조1000억 원으로 전년(6조8000억 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은 41만 명으로 전년(51만8000명)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성인(4100만 명) 100명 중 한 명꼴이다. 금감원은 채무조정 등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으로 서민들의 빚 부담이 완화돼 이용자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부업계에선 이용자가 신분 노출을 꺼리는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사금융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한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4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7.5%), 40대(21.7%), 30대(7.1%), 20대 이하(2.6%) 순이었다. 60대 이상 비중은 전년(26.8%)보다 14.3%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나이 탓에 좋은 일자리를 못 구해 생활고에 빠지다 사채를 이용하는 고령층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직업별로는 생산직이 29.5%로 가장 많았다. 자영업(27.2%), 가정주부(22.9%) 등이 뒤를 이었다. 주부 비중은 전년(12.7%)보다 10.2%포인트 늘었다. 남편이 실직하거나 자영업에 실패해 생활비, 자녀 교육비를 급히 구하려고 사채를 쓰는 주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들이 부담한 평균 금리는 연 26.1%로 법정 최고 금리(24.0%)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 60.0%에 돈을 빌려 쓴 사례도 있었다. 이용자들은 광고나 모집인을 통하기보다는 지인 소개(82.5%)를 받아 사금융에 손대는 경우가 많았다.

불법 사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는 여전히 부족했다. 법정 최고 금리가 지난해 2월 연 27.9%에서 24.0%로 인하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5명당 1명꼴이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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