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처럼 빗자루 타고 이동? ‘퍼스널 모빌리티’에 빠진 일본
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입력 2019-12-05 16:37 수정 2019-12-05 16:44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 단거리 1인 이동수단을 뜻하는 ‘퍼스널 모빌리티’가 각광받고 있다. 전동 휠체어와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이 포함되며 ‘구루마 바나레(車離れ·자동차 회피 현상)’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판매 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자동차업계에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간 일본 요코하마 인근 미나토미라이에서는 ‘미나토미라이 2050 프로젝트’란 퍼스널 모빌리티 행사가 열렸다. 4일 현장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주식회사 ‘윌’이 개발한 같은 이름의 전동 휠체어였다.
전기 배터리를 이용하는 이 휠체어는 5시간 충전에 최장 16㎞를 이동할 수 있다. 5cm 정도의 턱도 무리 없이 오르내릴 수 있고 최대 속도도 약 6㎞에 달한다. 휠체어 조작은 모두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2014년 개발된 윌은 당초 고령자와 장애인이 주로 이용했다. 회사 측은 최근 젊은층과 직장인 소비자를 겨냥해 이들이 통근 및 통학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윌의 무게를 기존 80㎏에서 52㎏까지 대폭 줄였다. 아리가 가요코(有賀香代子) 윌 시스템개발 담당은 “향후 자율주행 기능까지 접목시켜 전 계층 소비자들이 이용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 도요타도 지난 달 ‘도쿄 모터쇼’에서 인라인 스케이트에 빗자루 형태의 막대를 추가한 퍼스널 모빌리티 ‘이-브룸(e-broom)’을 선보였다. 빗자루가 일종의 추진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도요타 측은 5일 동아일보의 취재에 “2년 전 사내 아이디어 대회에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의 빗자루’를 탈 것으로 구체화해보자는 말이 나왔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향후 젊은 층의 자기 표현 도구로도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고령 운전자의 잇단 운전 사고로 정부도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의 통합이동서비스 추진의원연맹 발기인인 이마에다 소이치로(今枝 宗一郞) 중의원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도 지난달 전문가 회의를 열었다.
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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