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젊고 빠른 뉴LG로”

서동일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19-11-29 03:00 수정 2019-11-29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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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젊음과 변화’




‘세탁기 박사’로 불렸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물러난다. 1976년 공고 출신 스무 살 청년으로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지 43년 만이다. 이 자리는 MC·HE사업본부장이던 권봉석 LG전자 사장(56)이 맡는다.

지주사인 ㈜LG를 포함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올해 인사의 키워드는 ‘젊음과 변화’다. 젊고 민첩한 LG그룹을 바라는 구광모 ㈜LG 대표의 색깔과 방향성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 전체 승진 규모는 전년 대비 줄었지만 처음으로 2년 연속 100명이 넘는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34세 최연소 여성 임원이 탄생했고, 외부인재 영입도 활발했다. ㈜LG 인사팀장,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가 교체되는 등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변화의 바람도 예고됐다.


○ LG그룹 ‘세대교체’ 바람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겠다는 구 대표의 의지는 올해도 뚜렷했다. 지난해 CEO 및 사업본부장급 경영진 11명을 교체한 LG그룹은 올해에도 LG전자 조 부회장을 비롯해 5명을 추가로 교체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진을 교체하고, 반대로 젊은 인재들은 과감하게 임원으로 발탁해 더 큰 기회를 주자는 것이 올해 인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구 대표 체제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에 이어 조 부회장까지 그간 LG그룹을 이끌어 온 부회장단 6명 중 총 3명이 교체됐다. 모두 LG그룹 주요 계열사 핵심 사업을 글로벌화하는 데 공헌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조직 내 요구가 커지면서 세대교체 수순을 밟게 됐다. 이날 LG전자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조 부회장과 동반 퇴진했다.

이날 조 부회장은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했고, 그동안 한국이 기술속국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 “젊은 LG가 돼야 한다”는 목표


올해 LG그룹은 총 106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이 중 45세 이하가 2년 연속 21명으로 ‘젊은 상무’가 대폭 늘었다. LG생활건강 헤어&보디케어 마케팅부문장을 맡게 된 심미진 상무(34), 오휘마케팅부문장을 맡게 된 임이란 상무(38),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39) 등 30대 여성 신규 임원 승진자도 3명이나 나왔다. LG그룹 측은 “사업 부문 리더 자리에 젊은 인재를 발탁해 기회를 주는 것은 그만큼 빠른 혁신을 기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화학 등의 인사책임자가 대거 교체된 점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LG그룹 지주사인 ㈜LG 이명관 인사팀장(부사장)은 LG경영개발원의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 CNS 김흥식 CHO(전무)가 자리를 옮겨 ㈜LG 인사팀장을 맡는다. LG화학 CHO는 노인호 전무가 물러나고 LG이노텍 김성민 전무가 맡는다. 2017년 말부터 LG인화원장을 맡아오던 조준호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부사장(57)은 LG그룹 계열사 중 유일한 사장 승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LG 경영관리팀장 등을 지내다 2016년부터 LG유플러스 퍼스널 솔루션부문장을 맡아온 그는 LG유플러스 모바일 사업의 성공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올해 LG그룹 전체 승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 58명 등을 비롯해 총 165명이다. 지난해(185명)보다 소폭 줄었다. ‘엘(L)자형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내년 경영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다. 대신 총 14명의 외부인재가 들어왔다.

서동일 dong@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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