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머리카락 1000분의 1’ 암 표적 치료 로봇 개발

뉴시스

입력 2019-11-26 15:47 수정 2019-11-26 15:4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전남대 최은표 교수팀, 국제학술지 등에 게재
몸 속 주입 표적 물질로 진단, 약물·열 방출로 치료
세포·동물 실험 성공, 국소 암 치료에 큰 효과 기대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덩어리진 암(고형암)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머리카락 1000분의 1 크기의 초미세 의료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했다.

26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최은표 교수(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부장) 연구팀이 직경 10-20㎚(1nm는 10억분의 1m)의 나노 자석입자들을 뭉쳐 직경 100㎚의 ‘다기능성 의료 나노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몸속에 주사기로 투입되고, 신체 외부에서 전자기장을 이용해 암 세포에 정확하게 다가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여기에 암 세포에 반응하는 엽산(folic acid)을 연결하면 암 세포를 스스로 찾아간다. 또 열을 머금는 금 나노입자와 ‘폴리 도파민’을 코팅해 주입한 뒤 신체 외부에서 근적외선을 쪼이면 원하는 위치에서 약물이나 열을 방출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이와함께 다른 생체분자의 접근을 막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분자를 나노로봇에 붙이면 약효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고, 환자 몸에 투여된 후 CT나 MRI 등 의료 영상장비로 몸 속에서의 치료과정을 외부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이와같은 기능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검증됐고,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Nano Letters)’(영향력지수 12.279) 11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주변 정상조직에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소 암 치료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최은표 교수는 “아직 원천기술 단계지만 그동안 생체내 환경에 의존했던 수동형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치료와 다양한 치료약물의 전달 기술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은 “이제까지의 단편적인 연구나 개별해법을 넘어 의료용 나노로봇에 대한 종합적인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외부 구동형 나노로봇 시스템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박석호(DGIST), 허강무(충남대), 김규표(서울아산병원), 송지환(한밭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광주=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