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계획 또 ‘빨간불’…NASA와 궤도 놓고 이견

뉴시스

입력 2019-11-25 17:02 수정 2019-11-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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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9개월 타원궤도+3개월 원형궤도' 방안 제시
NASA "타원궤도는 북극 촬영에 차질"…WSB 궤도 제안
항우연, WSB 궤도 긍정 검토하나 통신 보강 연구 필요
달 탐사 사업, 정권마다 계획 변경…일관성 필요 지적



정부가 추진하는 달 탐사 사업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협력기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항우연과 NASA는 달 탐사 궤도 운영 방안을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항우연 달탐사사업장 등 연구팀은 지난 19일부터 2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한국 달 궤도선의 임무궤도 진입 경로를 놓고 NASA와 논의했다.

앞서 과기정통부와 황우연은 지난 9월 기술적인 문제로 달 궤도선 발사 일정을 2020년 12월에서 2022년 7월로 연기했다. 달의 표면을 관측하기 위해 달 궤도선에 카메라, 우주 인터넷 시험장비 등을 실어야 하는데 애초 계획했던 550KG 이하에서 678KG 이하로 중량이 더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중량이 증가하니 임무 궤도도 변경될 수밖에 없다. 원궤도(장·단반경 100㎞)에서만 운항하도록 한 계획을 바꿔 9개월은 타원궤도(장반경 300㎞, 단반경 100㎞)에서, 3개월은 원궤도를 운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타원형 궤도는 상대적으로 연료도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핵심 파트너인 NASA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서 또 다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NASA는 우리 달 궤도선에 섀도캠이라는 카메라를 장착하기로 했다. NASA측은 타원형 궤도를 할 경우 북극 고도가 3배나 높아져 촬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면서 NASA는 원형 궤도를 유지하면서도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WSB(Weak Stability Boundary)전을 제안했다. WSB궤도는 지구와 달, 태양 중력장의 약한 변동을 이용하므로 연료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NASA가 제시한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WSB 궤도로 운항할 경우 지구로부터 최대 150만km까지 멀어져 통신 보강은 필수적이다. NASA 측은 세부 설계는 항우연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다시 사업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동안 달 탐사 사업 일정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차례 변경됐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발사키로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달 궤도선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한 뒤 한차례 연기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달 궤도선을 2020년까지 발사키로 변경했다가 지난 9월 또 다시 2022년으로 재조정했다. 일관성 있는 계획이 중요한 중장기 사업인데도 계획이 계속 오락가락해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항우연 관계자는 “현재 우리 측과 NASA 측이 각각 제안한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확정되는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궤적부터 확정돼야 향후 프로세스가 정해질 것이다. 일부 사업이 백지화됐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NASA 측에서 우리 측이 제안한 타원형 궤도를 적용할 경우 ‘생각하지 못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면서 “WSB 궤도로 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설계한 궤도선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부터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니 당연히 시간은 소요될 수밖에 없다.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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