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의 미래는 AI… 인공지능 회사로 거듭날 것”

샌프란시스코=황규락 특파원 , 황태호 기자

입력 2019-11-22 03:00 수정 2019-1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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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5G’ 美서 간담회… “5G, 한국사회-산업 극적 변화시켜
미래엔 어디서나 AI와 함께 생활… 美 국방부와 조만간 5G 협력
5G 탑재 무인 함정 훈련 등 기대”


“미국 국방부와도 5세대(5G) 이동통신과 관련한 협력이 조만간 있을 것 같다. 5G를 탑재한 무인 함정 훈련과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창규 KT 회장(사진)은 “마지막까지 KT를 세계 최고의 5G 이동통신 기업으로 만드는 게 내 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1월 취임한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되면서 끝난다. 그렇게 되면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중도 사퇴 없이 임기를 채우게 된다.

황 회장은 17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연례행사 ‘드림포스’에 패널로 참여해 5G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 등 기업인은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인은 황 회장이 유일하다. 그는 ‘5G는 미래가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5G가 한국 사회와 산업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미래에는 5G를 통해 어디서나 인공지능(AI)과 함께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회장은 국내는 물론이고 다보스포럼 같은 국제무대에서도 꾸준히 5G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지난해 첫 만남을 가진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그에게 ‘미스터 5G’라는 별명을 붙여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2014년 취임 직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져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5G에 대한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처음 5G를 시작할 때는 “삼성전자 같은 제조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해 ‘억지로 팔을 비틀며’ 5G 표준화를 준비했다”고도 했다.

올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미 국무부와 네덜란드 정부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서밋(GES)’에서 대표연설을 하게 된 배경도 소개했다. 황 회장은 “행사 두 달 전 기조연설 요청이 들어와 거절했는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친서를 들고 직접 찾아왔다”며 “국제 표준과 특허가 KT 중심으로 짜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또 KT의 미래는 AI라고 단언했다. “‘AI 컴퍼니’로 변화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역량이 제일 필요한데 KT는 충분하다”며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도 뛰어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보기에 KT에 인재들이 많았지만 처음엔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임기 6년간 이를 치유하고 KT의 뿌리를 깊이 박았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KT는 현재 차기 CEO 후보 선정을 위한 외부 공모를 마감하고, 사내외 후보 37명에 대한 서류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기 CEO에 대해 황 회장은 “KT의 미래를 잘 만들어갈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 외에 할 말이 없다”면서도 “KT는 국민기업이고 이 회사가 잘되면 국가 산업 전반,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을 잘 끌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선 “그동안 너무 바쁘게 왔기 때문에 내 시간을 갖겠다. 운동, 음악, 독서를 좋아한다”며 “젊은이들과 그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황규락 특파원 rocku@donga.com / 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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