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문 연 가상세계 “아바타친구와 VR클럽갈까”

곽도영 기자

입력 2019-11-20 03:00 수정 2019-11-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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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 출시
헤드셋 ‘오큘러스Go’ 착용하고 가상공간서 이용자들과 소통가능
5G VR콘텐츠시장 본격성장 전망… 카카오와 제휴게임도 연내 공개




예쁘장하게 생긴 아바타에 옷을 골라 입혀주니 거울 앞에서 앙증맞은 포즈를 취했다. 방 안에는 커튼과 책장, 침대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어항엔 물고기도 키우고 있다. 문을 열고 내 방을 나서면 클럽, 카페, 콘서트장에서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 클럽에서 만난 친구 아바타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허공에는 누군가가 입력한 ‘하이’ ‘친구 하실 분 찾아요’ 메시지가 뜬다. 손에 잡힐 듯한 이 장면들이 가상현실(VR) 헤드셋을 벗는 순간 사라진다.

SK텔레콤이 1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출시를 발표한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다. 실제 생활을 본떠 만든 온라인 속의 가상 사회는 문화와 산업계의 오랜 테마였다. 많은 이들이 게임과 미니홈피 같은 가상의 세상에서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즐겨 왔다. 이번에 선보인 서비스는 과거 PC 화면으로만 가능했던 미니홈피의 ‘VR 버전’인 셈이다.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VR 헤드셋인 ‘오큘러스Go’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의 공간인 마이룸과 7개 테마의 가상공간(클럽, 카페, 사무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바타로 등장하는 다른 이용자들과 음성·문자 채팅으로 관심사를 나누고 게임도 함께할 수 있으며 이를 현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가 그간 미미했던 국내 5G VR 콘텐츠 시장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VR 기반 소셜 서비스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스팀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주목하는 시장이다. 9월 페이스북이 VR 소셜 서비스인 ‘호라이즌’을 시범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2017년 ‘알트스페이스 VR’ 서비스 운영사를 인수했다.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대표적인 VR 헤드셋 브랜드인 오큘러스의 제품도 SK텔레콤이 처음으로 들여오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큘러스Go’ 패키지 상품을 이날 22만6800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간 해외 직구로 오큘러스 제품을 구매해 오던 소비자들이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손쉽게 구입하고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지분 교환을 단행한 카카오와의 첫 협업 사례로도 VR를 지목했다. 카카오의 가상체험 서비스 개발사 ‘카카오 VX’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VR 게임 ‘프렌즈 VR 월드’를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넥슨과 VR 영어학습 스타트업 마블러스 등과도 VR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향후 협력 기업을 늘려갈 예정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은 “기존 VR 콘텐츠의 문제로 지적되던 멀미감, 어지럼증 문제도 대폭 개선됐다”며 “내년 월간실사용자(MAU) 수 100만 명을 목표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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