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故 허영섭 회장 10주기 추모식 개최…‘목암 그를 다시 만나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11-15 17:03 수정 2019-11-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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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허영섭 회장, 백신·필수의약품 국산화 기여

고(故)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GC녹십자는 15일 용인 수지 소재 본사에서 고(故) 허영섭 회장 10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 허영섭 회장은 백신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앞장서 국내 생명과학 분야에 큰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GC녹십자 임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참배와 헌화에 참여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번 10주기 추모식에는 ‘목암, 그를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고인 생전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허 회장은 생명과학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 만들기 어렵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의약품 개발에 매진했다.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신과 노력을 통해 B형간염백신과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등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GC녹십자는 혈액분획제제와 백신분야에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내몰았던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전량 국내 공급함으로써 국내 백신 자주권 확보에도 기여했다. 또한 회사 성장을 통해 거둔 수익은 사회에 환원해 과학기술 발전에 보탤 수 있도록 했다.

1990년에는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운영을 통해 혈우병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1983년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B형간염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얻은 이익으로 ‘목암생명공학연구소(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 설립 당시 허 회장은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연구소 설립을 주장한 주변 반대를 물리치고 조국인 국내에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허 회장에 대해 경제적인 득실보다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했던 인물로 기억한다. 본인은 검소했지만 공익을 위한 일에는 열정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개풍 출생인 허 회장은 1964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68년 독일 아헨 공과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박사 과정을 거쳤다. 2001년 한양대학교 명예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02년에는 독일 대학이 수여하는 ‘명예세너터(Ehren senator)’ 칭호를 외국인 처음으로 수여 받았다.

이밖에 한국제약협회 회장과 사단법인 한독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가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민훈장 모란장과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등을 받았다. 독일 정부로부터는 십자공로훈장을 수훈 받았다. 올해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됐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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