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증권사는 반사이익…불완전판매 우려는 여전

뉴시스

입력 2019-11-15 15:45 수정 2019-11-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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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모…증권사 반사이익 보나
고객 성향 달라…시장만 위축될 수도



앞으로 은행권은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수준인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을 위주로 재편된 판매채널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증권사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과 증권사를 찾는 고객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큰 수혜를 입기 어려우며 전반적인 사모시장만 쪼그라들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은행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신탁 판매도 제한된다. 보험사도 은행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일정 수준(20%~30%) 이상인 상품을 말한다. 예컨대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주식연계상품,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기타 파생형 상품(CDS) 등이며 거래소 상장 상품은 제외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과 보험사에서 원금이 최대 20~30%까지 손실 가능성이 있는 사모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증권사 판매채널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바람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와중에 증권사로 판매 채널이 이동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복잡한 상품의 구조, 손실 가능성을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지점으로 사모상품 고객이 쏠릴 수 있으며, 그게 투자자 입장에서도 맞다”고 전했다.

이어 “주가연계증권(ELS) 등까지도 막았으니 증권사가 새로 생길 사모상품 시장을 위한 리테일부문의 프로모션, 대책 등을 펼치게 될 수 있다”며 “다만 아직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은행을 제한할 것인지 확정되지 않아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층이 완전히 구분돼 있어 은행 고객이 증권사 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발행사와 운용사는 판매채널인 은행에 맞춰 상품을 제작할 가능성이 커 원금 부분 보장형 상품이 주로 출시되면서 은행이 사모상품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원금부분보장형 ELS 상품의 최대 손실률이 20~30%라면 종목형 ELS라고 하더라도 연 수익률이 대략 2~3%이며 지수형 ELS라면 1~2%대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 쿠폰금리라면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 전체가 위축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은행을 찾은 고객은 제시된 금리가 낮더라도 예금보다는 높기 때문에 이같은 상품이라도 가입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유독 ELS 등이 많이 팔린 것도 이 상품이 상품성이 좋은 것보다 은행에서 팔리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며 은행에서 못 파는 상품이라면 운용사가 덜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은행을 찾는 고객은 자산을 예금으로 넣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더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으러 온 일반적인 워킹(Walking) 고객이라면 증권사는 고액자산가이거나 상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들”이라며 “은행을 찾는 고객과 증권사를 찾는 고객이 뚜렷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증권사가 큰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의 근본 원인은 판매자의 전문성이 아니라 과도한 영업 압박에서 온 시스템의 문제”라며 “영업 실적을 중시하는 것은 똑같은데, 증권사만 팔게 한다고 불완전 판매가 줄어들겠느냐”고 되물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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