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中企의 힘… 수출 위기속 버팀목 됐다

배석준 기자

입력 2019-11-14 03:00 수정 2019-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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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10월까지 한국 누적수출, 작년보다 10.3% 줄어든 528조원
中企 수출 비중은 18.8%로 늘어… 아세안 등 시장다변화 전략 먹혀
한류 콘텐츠 등 서비스수출에 활로”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째 한국의 월별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 경제 둔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에서 개미군단인 중소기업이 수출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KOTRA에 따르면 10월까지 한국의 올해 누적 수출은 4529억 달러(약 528조 원)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했다. 반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18.8%로 작년 동기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수출 중소기업도 8만6331개로 1230개사가 증가해 2010년 이후 9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KOTRA는 “한국 중소기업의 이 같은 저력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인도 등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세계 분업 체계가 글로벌에서 북미, 중국 등 권역별로 좁아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OTRA는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성과를 끌어올리려면 글로벌 기업의 협력 수요를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품소재와 4차 산업혁명 분야 글로벌 기업의 협력 수요를 먼저 찾아 우리 기업이 찾아가는 방법으로 타겟팅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품기업인 삼보모터스는 일본 수출 기반을 다지기 위해 2014년 나고야 글로벌파트너링(GP)센터 입주 후 해외 기업과 연결됐다. KOTRA 현지 지사화 프로그램으로 일본, 유럽, 중국 등에 해외 지사도 확대했다. 차량 주차보조시스템 관련 사업을 하는 홈앤카는 KOTRA 스페인 마드리드 무역관의 지원으로 현지 파트너 주선 및 법인 설립까지 지원받았다. 태양광 충방전 컨트롤러 등을 생산하는 비엠이는 KOTRA의 인도 지역 비즈니스 상담 지원을 받아 290만 달러 규모의 충방전 전기에너지 조절장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속적인 성장성이 높은 아세안 등 글로벌 틈새시장의 산업 변화를 주목할 필요도 있다. 예컨대 태국은 미래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 사업이 왕성하다.

KOTRA는 “동남아 지역에 최근 유행하는 한류 등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상품 위주의 수출에서 문화콘텐츠 유통 등 서비스 수출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서비스 수출 비중(9%)은 OECD 국가의 평균(24.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KOTRA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의 발전수준과 한국의 강점을 결합한 이른바 ‘K패키지’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상생을 추구하는 경제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의 패권 다툼으로 세계 분업체계가 권역별로 좁아지고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도 이 같은 글로벌 분업 구조 개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핵심은 제조업 가치사슬을 전 세계가 아닌 북미 권역에 묶어두겠다는 전략이다. 중국도 핵심부품과 소재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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