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Newtro) 갬성’ 느끼고 싶다면, 성수동 골목여행 어때?

정혜연 기자

입력 2019-11-14 03:00 수정 2019-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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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서울숲 조성 후 활기 되찾아
골목마다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 12월 중 골목여행 오픈


성수동에서 원조 공장형 카페 공간으로 꼽히는 ‘대림창고’. 사진 이상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1960년대 성수동은 각종 제조공장이 밀집해 준공업단지로 활성화됐으나 1990년대 들어 업황이 쇠락하면서 낡은 건물만 남은 탓에 한동안 조명받지 못했다. 이후 2005년 ‘서울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서울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수동까지 활기를 되찾았다. 여기에 더해진 복고 열풍은 옛 느낌이 남아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이 즐비한 성수동을 ‘뉴트로(newtro)’의 성지로 떠오르게 했다.

성수동에서 둘러봐야할 곳으로 첫손 꼽히는 장소는 ‘수제화 거리’다. 1990년대에는 1천여 구두 공장이 들어선 수제화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5백여 구두 제조업체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 사이에는 경력 수십 년의 명장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각종 구두를 제작해 판매하는 곳이 밀집해 있다.
수제화 명장 1호인 유홍식 명장의 구두 가게.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신발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유홍식 수제화 명장 1호의 가게도 두 군데 자리 잡고 있다. 유 명장은 13세 때부터 50여 년간 구두를 만들어 왔다. 이외 성수동 수제화 디자이너들의 대표 제품을 모아 놓은 ‘성수 수제화 희망 플랫폼’과 성수동 구두 제작업체 25군데가 연합해 운영하는 SSST 매장 등은 한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쇠락한 준공업단지가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성수동은 구두와 가죽공예만큼이나 각종 장소들이 핫 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조 공장 고유의 건축 양식을 살려 인테리어를 새롭게 한 카페와 전시장 등이 인기를 얻으며 젊은이들의 거리로 탈바꿈한 것이다. 성수동 연무장길에 가면 이런 독특한 복합문화공간을 찾을 수 있는데 대림창고, 할아버지 공장, 어반소스, 오르에르, 성수연방 등이 대표적이다.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 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아틀리에 길에서는 1970년대 지어진 벽돌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아틀리에 길에 위치한 건물을 벽돌 건축기법으로 리모델링할 경우 성동구청에서 지원해주는 ‘붉은벽돌 마을 사업’도 진행 중이다. ‘블루보틀’ 성수점 건물 역시 이런 취지에 맞게 오픈 전 건물 외관을 벽돌로 리모델링했다.

품질 좋은 수제 가죽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한다는 가죽공방 ‘헤비츠’.
성동구청에서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성수동 골목을 테마로 ‘서울 속 마을 여행’ 프로그램을 12월 중 오픈할 계획이다. 성수역 수제화 거리를 돌아보며 가죽제품들을 감상하고, 성수 수제화 희망 플랫폼에서 가죽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후 다양한 카페와 베이커리를 둘러보며 전문 해설사에게 성수동 공장건물에 대한 스토리도 들어보고, 성수연방에 위치한 자파 브루어리의 수제맥주, 존쿡 델리미트의 햄 시식도 할 수 있다. 또 서울숲 아틀리에 길을 산책하며 서울숲의 역사를 알아보고, 언더스탠드 애비뉴에서 청년 창업가를 위한 공간을 둘러본 후 수도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상수도 수원지에 대해 알아본다. 코스는 총 세 가지로 구성될 예정이며 성동구청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성수동 번영은 우리구와 예술인의 공동 결실”▼

―성수동이 변화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되면서 친환경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당시 성수동은 임대료가 낮은 공장 건물들이 많았죠. 이런 요소에 매력을 느낀 젊은 예술가와 청년 사업가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문화공간이 형성됐어요. 2015년 전후에는 디웰하우스, 카우앤독 등 공유오피스가 들어서 스타트업과 소셜벤처가 급격히 늘었고, 대림창고와 같은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젊은 인스타그래머들을 이끌었죠. 지금은 전국 최대 규모 소셜벤처밸리가 형성돼 청년일자리와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는 혁신적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인데요.

“성동구는 현재 성수동을 포함 8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성수동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건물주와 세입자를 대상으로 상생협약을 추구해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사업비 총 1백억원을 투자해 성수동에 성동상생도시센터를 준공하고 산업혁신공간, 나눔공유센터를 건립했습니다. 현재는 성수 도시재생의 새로운 시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성수 도시재생 2기를 계획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특히 성동구에는 서울숲, 수제화 거리, 도시재생사업 결과물, 각종 축제 등 매력적인 볼거리들이 다양합니다. 여행자를 위해 성동구만의 관광 명소를 연결한 마을여행 관광코스 상품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성동구 공식 홈페이지, 전자관광지도, 성수여행 책자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나 쉽게 관광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국내외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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