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기업의 비결 “고객 눈높이를 맞춰라”

박지원 기자 , 박서연 기자

입력 2019-11-13 03:00 수정 2019-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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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객만족도’ 10회 이상 1위 기업, 제조업 32곳-서비스업 26곳
현대차 26회로 최다… 삼성전자 5개 부문 10회 이상 올라 위상 과시


올해로 28년째를 맞는 KCSI(Kore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총 58개(제조업 32개, 서비스업 26개) 기업이 10회 이상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5회 이상 1위를 한 기업은 총 85개 기업이다.

KCSI는 국내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는 한국산업의 대표적 고객만족지수로 매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부회장 김종립)에서 발표한다.

10회 이상에서는 제조업의 비중이 55%를 차지했고, 10회 미만에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62%로 높았다. 즉, 제조업에서의 장수 1위 산업이 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서비스업에서 고객만족 경쟁이 더 치열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제조업은 국내 산업의 세계 일류 수준 기술력을 갖춘 주요 기업들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며 업계를 선도하는 반면, 국내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는 자주 1위가 변동되며 특정 기업의 독보적 선두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 업종에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니즈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한다.

20회 이상 가장 많은 횟수 1위를 차지한 기업은 현대자동차(26회), 에버랜드(25회), 라이온코리아(24회) 등으로 각각 내구재, 서비스, 소비재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뒤를 이어 23회 금강(정장구두), 삼성전자(휴대폰), 삼성화재(자동차보험), 교보문고(대형서점), 22회 삼성전자(PC 및 TV), SK텔레콤(이동전화), 아시아나항공(항공) 등이 차지했다. 21회는 삼성생명(생명보험), KT(시내·시외전화), 우정사업본부(공공서비스), 한국야쿠르트(유산균발효유)가, SK에너지(주유소), 신영와코루(여성내의), GS리테일(편의점), 라이온코리아(주방세제) 등 4개 기업이 올해 20회 1위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전자는 5개 산업(휴대폰(스마트폰), TV, PC, 세탁기, 냉장고)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대표 고객만족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KT는 3개 산업(시내·시외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고객만족 장수 기업으로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10회 이상 1위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서울병원 등 삼성 계열사가 총 6개 기업(11개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삼성전자는 휴대폰(스마트폰)을 포함해 총 5개가 해당되는 등 제품 혁신을 통해 고객만족과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선도 그룹으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이상윤 KMAC 진단평가2본부 본부장은 “‘고객만족’이야말로 기업에 우선적인 차별화 요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비즈니스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멘텀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국내 대표 고객만족도 조사… 기업 질적 성장 돕는 바로미터▼

올해로 28년째 맞은 KCSI

KCSI는 한국산업의 각 산업별 상품,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서 미래의 질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다.

KCSI는 KMAC가 1992년 한국산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개발한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미국의 ACSI에 2년, 국내 NCSI에 6년 앞선 평가 모델로서 조사 대상 산업이 전체 GDP의 약 74%를 차지할 만큼 국내 산업의 대표적 고객만족도 조사 제도다. 경제성장의 양적 성장을 평가하는 GNP, GDP 등 생산성 지표와는 달리 국가산업경제의 질적 성장을 평가한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각 산업 또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KCSI 조사 결과는 매년 우리나라 경제사회에 공표함으로써 각 산업 및 기업의 현 위치를 확인하고 향후 관련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각 기업은 시장에서의 자사 경쟁력 파악은 물론 고객의 불만을 야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문제점들을 개선함으로써 고객지향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또 미래에 자사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

고객만족에 대한 개념이 전무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KCSI가 해마다 조사 및 발표됨에 따라 각 기업들은 고객만족경영에 대해 차츰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고객만족 문화가 확산됐다. KCSI로 시작된 고객만족 문화는 현재 공공 부문에까지 확산됐고, 최근에는 모든 공공기관이 고객만족도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평가를 위해 KCSI 시행 경험을 토대로 한 PCSI 모델이 공공분야 평가 모델로 채택된 바 있다. 이 모델을 통해 국내 300여 공공기관이 매년 국민들로부터 고객만족도 평가를 받고 있다.

KCSI는 1992년 12개 산업으로 조사를 시작해 2000년대에 접어들며 조사 대상 산업이 100개 내외로 확대되면서 크게 성장했다. 내구재 제조업, 소비재 제조업, 일반 서비스업, 공공 서비스업 등 국내 전 산업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각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지원하고 있다.

28년간 진행돼 오면서 IMF 체제, 미국발 금융대란 등 많은 위기가 닥쳤지만 KCSI 지수는 1992년과 비교해 35.0점(약 84%)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이고 진정한 고객만족경영을 추진하고 고객가치를 우선시해 온 기업들은 불황 가운데서도 성장과 발전을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해 왔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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