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뉴딜-첨단어업으로 수산업에 혁신을[기고/문성혁]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입력 2019-11-12 03:00 수정 2019-1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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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 생선’ 명태는 생선 중에서 별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가공법에 따라 ‘동태, 생태, 코다리’, 크기에 따라서는 ‘노가리, 소태, 중태, 대태’로 달리 불리는 등 무려 60여 개의 이름을 갖고 있다. 이 많은 이름 중에서 산태와 금태가 유독 눈에 띈다. 산태(山太)는 우리 바다에서 명태가 흔하게 잡히던 시절에 산처럼 명태가 많다고 하여 붙은 이름인 반면 금태(金太)는 어획량이 줄면서 명태가 금값이 됐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명태가 점차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산태에서 금태로 이름이 바뀌어 오는 동안 풍요로움을 자랑했던 우리 수산업과 어촌도 활력을 잃었다. 연근해 어획량은 40여 년 만에 100만 t 수준으로 줄었고 어가 인구는 2000년 대비 절반인 12만 명으로 감소했다. 어촌의 65세 이상 어업인 비율이 36%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 수산업과 어촌을 이대로 내버려두면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 속에서 수산업과 어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을 시작했다.

먼저 ‘어촌뉴딜300 사업’을 통해 낙후되고 열악한 어항과 어촌지역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어촌뉴딜은 그간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선착장, 대합실 등의 소규모 생활 SOC를 개선하고 관광·레저 등 각 어촌에 특화된 활력 기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선정된 제1차 사업 대상지 70개소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촌별 특성을 고려한 개발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2022년까지 300개소에서 어촌뉴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수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월 수산자원 관리부터 생산, 유통, 소비까지 수산업 전 분야의 혁신을 목표로 하는 수산혁신 2030 계획을 수립했다.

연근해 어업은 기존의 생산 지원 중심에서 자원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대전환한다. 어종별로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관리하는 총허용어획량제도(TAC)를 대폭 확대하고 과학적인 자원 평가를 기초로 자원량보다 과도하게 운영 중인 어선을 전략적으로 감척할 계획이다.

양식 어업은 9월 수립한 ‘아쿠아팜 4.0’ 계획을 토대로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융합한 첨단 스마트양식 기술을 확대 보급해 나갈 것이다. 유통·식품 분야에서는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복잡한 유통 단계를 축소하는 한편 해조류 식품클러스터 등 거점 단지를 확충해 수산식품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와 수산인이 한마음으로 수산업을 혁신해 간다면 수산업도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명태도 산태라는 이름을 되찾기를 소망해본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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