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中 시장 ‘5대 현지화 전략’ 발표…“완성차 부진하지만 부품 판매 호조”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11-07 14:12 수정 2019-11-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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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상하이 국제 수입박람회’ 첫 참가
中 현지 업체 품질 강화 추진으로 현대모비스 부품 수주 증가
현대모비스 5년간 中 수주 5배 증가…1700억 원→9200억 원
중국 수주 비중 전체의 40% 수준으로 ‘우뚝’


현대모비스가 중국 내 사업기획부터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에 이르기까지 제품개발의 모든 과정에서 현지 경영 강화에 나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완성차 판매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지 업체들이 품질 강화를 꾀하면서 핵심부품 시장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광국 사장을 새로운 수장(중국사업총괄)으로 임명한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계해 중국사업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수입박람회’에 참가해 조직 신설과 현지 조달 체계 구축 등 미래계획을 담은 ‘2020년 5대 중국 현지 특화전략’을 발표했다. 현지 기능을 강화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 핵심 내용이다.

현대모비스가 해당 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2회를 맞은 박람회에서 약 400m² 규모 부스를 마련해 전동화 및 전장, 의장 등 핵심부품 26종을 전시했다. 약 15만개 업체와 바이어가 집결하는 대형 박람회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영업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6월 상하이 CES에 이어 이번 박람회에도 참가한 이유는 최근 중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완성차 및 현지 업체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내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홍보와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품질 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하면서 기술과 품질경쟁력이 검증된 현대모비스 수주 기회가 확대되는 추세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억5000만 달러(약 1742억 원) 수준이었던 중국 현지 수주 금액은 작년 7억3000만 달러(약 8478억 원)를 넘어서면서 4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억 달러(약 9291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 글로벌 핵심부품 수주 목표액이 올해 21억 달러(약 2조4389억 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비중이 40% 가까이 커진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발표한 5대 현지 특화전략을 통해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내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5대 특화전략은 ▲핵심기술 현지개발 체계 구축 ▲원가경쟁력 강화 ▲현지조달 체계 구축 ▲영업전략 세분화 ▲기술홍보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먼저 전동화와 전장 등 전 분야 핵심부품을 현지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중국 내 연구기능을 강화한다. 현재 구축하고 있는 기술연구소와 품질센터,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등 기술개발 거점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하고 시너지를 강화해 혁신기술 발굴부터 양산부품 설계 및 검증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부서로 ‘중국사업 역량강화팀’을 신설한다. 이 부서는 원가경쟁력 강화 작업을 주요 업무로 수행한다. 제품설계 전부터 원가전략을 수립하고 개발 후 영업단가 책정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원가경쟁력 확보를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중국구매센터’ 신설에도 나선다. 현지 협력사 개발을 통한 현지 조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내 부품사 품질이 향상되면서 현대모비스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는 현지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현지 협력사 발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원가경쟁력 확보와 유연한 재고 관리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확보한 핵심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과 홍보 기능도 강화한다. 권역별, 제품별, 업체별로 세분화된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고객사 니즈에 맞는 부품을 제안하는 맞춤 영업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하이 CES와 국제 수입박람회 등 대형 전시회에 지속 참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지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테크쇼를 꾸준히 개최한다.

담도굉 현대모비스 중국사업담당(부사장)은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정체되면서 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현지의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체계 구축을 통한 맞춤형 핵심부품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중국 완성차 업체를 넘어 최종 소비자 니즈와 취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축된 현지 인프라 활용 비중도 늘린다. 현대모비스는 중국에서 7개 생산거점과 기술연구소, 오픈이노베이션센터, 품질센터, 전략사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7개 생산거점을 통해 현지 환경과 조건, 규제를 만족하는 모듈과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현지 전략 기획을 위한 중국사모소를 베이징에 설립했다. 중국사무소는 현지 세무와 법무, 정부 정책 등을 분석해 중국 내 각 법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상하이 기술연구소는 중국사무소가 분석한 시장동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부품 최적 설계를 수행한다. 2014년에는 각 생산거점에 흩어져 있는 연구인력들을 상하이 연구소로 통합했고 품질센터를 신설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스타트업 성지인 선전(심천)에서 오픈이노베이션센터인 ‘엠큐브’를 개소한 바 있다. 엠큐브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미래차 기술과 관련해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발굴 업무를 담당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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