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분석-SNS홍보 ‘코치’… 동네 가게들이 살아난다

한우신 기자

입력 2019-11-01 03:00 수정 2019-1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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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상공인 지원사업 큰 효과

서울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미용실 ‘더에이치스토리’ 임희정 원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 블로그를 고객에게 보여주며 최신 머리 스타일을 설명하고 있다. 임 원장은 지난해부터 참가한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에서 효과적인 온라인 마케팅 방법 등을 배웠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미용실 ‘더에이치스토리’는 2013년 서울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열었다. 임희정 더에이치스토리 원장은 이전까지 강남 미용실에서 18년간 일했다. 실력은 자신 있었다. 초기에는 순조로웠다. 하지만 2017년부터 주변에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이 들어서며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대형 미용실들은 요금의 70% 이상을 할인해준다며 공세를 폈다. 단골이 다른 미용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달랜 것도 여러 차례였다. ‘이렇게 주저앉을 순 없다’는 심정으로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를 찾았다.

자영업지원센터는 서울시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관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운영한다. 센터는 창업 준비부터 매장 경영에 대한 컨설팅, 폐업, 재기 등 단계별로 나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비 창업자에게 사업 희망 지역의 유동인구와 인근 점포 매출액 등 상권분석을 해주고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는 필요한 전문가를 연결해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효과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22년까지 25개 자치구마다 ‘소상공인 종합지원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 원장은 지난해 자영업지원센터의 ‘소상공인 동행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6개월 동안 전문가들이 소상공인의 점포 등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다. 임 원장은 이 프로그램에서 온라인 홍보와 관련된 부분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다. 마케팅 전문가 홍석균 컨설턴트는 “온라인 홍보 매체가 많았으나 운영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임 원장은 2017년 경영 위기가 닥치면서 홈페이지,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매장을 홍보했다. 다만 블로그에 글을 하나 쓸 때도 굉장히 애를 먹었다. 임 원장은 “전문가가 알려준 대로 큰 제목, 소제목, 소개 글 등 일정한 틀을 만들고 글을 쓰니 시간이 2시간에서 30분으로 줄었다. 조회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11월 프로젝트에서 도움을 받은 뒤 미용실의 매출은 이전보다 약 45% 증가했다. 임 원장은 올해 또 다른 지원사업인 ‘현장체험 멘토링’에 참여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배워 활용하고 있다. 그는 “고객이 ‘탈색 유지하는 법 좀 알려 달라’고 하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이런 친절한 유튜브 채널로 고객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현장체험 멘토링은 대부분 실제 사업체를 운영해 성공한 이들과 소상공인을 연결해준다.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최민경 포토앤카페 대표는 창업하기 전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었지만 나이가 적지 않아 받아주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최 대표는 멘토링에 참여해 멘토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한 달간 일하며 카페 운영을 위한 노하우를 배웠다.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공세에 동네 미용실이 쇠퇴하고 있으며 경단녀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막막하기만 하다. 임 원장은 “사업이 어렵다고 고민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털어놓으라”며 “공공기관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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