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법인”

서동일 기자

입력 2019-11-01 03:00 수정 2019-1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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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대만서 사장단회의
“기존 사업 확장 모델로는 한계… 글로벌 기업 혁신 DNA 배워야
스타트업 발달 대만, 중요 교두보”


허창수 GS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대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 기간에 전기스쿠터 혁신기업인 ‘고고로’를 방문해 전기스쿠터를 타보고 있다. GS그룹 제공
GS그룹이 글로벌 스타트업 및 첨단 기술 기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내년 상반기(1∼6월) 벤처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30일부터 이틀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실리콘밸리 투자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GS그룹 관계자는 31일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GS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벤처·스타트업과 교류해 왔지만 이번처럼 해외에 직접 벤처 투자회사를 세우기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GS홈쇼핑 등 GS그룹 주요 계열사는 그동안 ‘GWG(Grow with GS)’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허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기존 비즈니스와 연관된 산업으로 사업 확장 모델을 찾는 방식으로는 기업이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혁신 DNA를 배워 우리 역량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그룹은 2011년부터 매년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국가를 돌며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올해 9회째를 맞는 해외 사장단 회의 장소로 대만을 택한 것은 최근 대만에서 신기술을 앞세운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고, 이들이 국가 산업의 체질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기술을 앞세워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는 대만의 혁신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GS그룹이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대만이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과 GS 주요 계열사 CEO들은 대만 전기스쿠터 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고고로(Gogoro), 산업용 협동 로봇을 생산하는 TM로봇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전기스쿠터 시장 및 스마트 팩토리 시장의 성장 전망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고고로는 2015년 스마트 스쿠터를 출시해 1년 만에 1만 대 판매를 달성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직접 교환해주는 방식을 택해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M로봇은 대만 3대 기업 중 하나인 콴타그룹 자회사로 좁은 공간에서도 사람과 로봇이 공동 작업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GS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은 스마트폰을 해체한 뒤 빠르게 조립하는 TM로봇 제품의 시연 행사를 관람했다.

허 회장은 “한국과 50년 경제협력 역사를 가진 대만에서는 현재 한류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어 한국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한국의 우수 상품들이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며 “GS그룹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대만과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한국 중소기업의 상품을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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