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日노선 일부 재개…脫 일본 와중에 왜?

뉴스1

입력 2019-10-31 06:35 수정 2019-10-3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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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해변. © News1 DB

국내 항공업계가 ‘노 재팬(No Japan)’ 여파로 일본 노선을 대량 감축한 가운데 일부 항공사들이 이달 말부터 시작된 동계스케줄에 한시적으로 일본 노선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다.

운항 재개 지역은 일본 내에서도 전통적으로 겨울철 수요가 높았던 곳이다.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보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월17일부터 인천~가고시마·고마츠 등 2개 노선에 대해 한시적으로 운항재개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난 8월 이후 순차적으로 일본 7개 노선에 한해 운휴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가고시마와 고마츠 역시 이에 해당하는 노선이다.

두 개 노선 모두 수·금요일 일정으로 주2회 운항한다. 다만, 고마츠 노선의 경우 동계시즌이 끝나는 내년 3월말까지 운항이 계속되며, 가고시마 노선은 내년 1월부터 3월말까지 한시적 운휴에 들어간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일본 지역 3곳(삿포로·미야자키·오키나와)에 대한 운항재개를 실시한다. 이들 지역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가시화된 뒤 이스타항공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운휴에 들어갔던 노선이다.

삿포로 노선은 오는 12월1일부터 2020년 3월28일까지 주4회(월·수·금·일요일) 운항한다. 또 오키나와 노선과 미야자키 노선은 12월3일부터 2020년 3월28일까지로 각각 주3회(화·목·토요일)씩 운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에어부산 역시 현재는 비운항 상태인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오는12월22일부터 내년 3월28일까지 주3회(화·목·일요일)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항공업계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동계시즌에도 대부분 노선의 감축 결정을 유지하거나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잇따라 일본 대체지로 동남아와 중국, 대만 등에 눈길을 돌린 가운데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도 앞서 언급된 일부 노선들을 제외하곤 일본 노선의 감축을 유지하거나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일부 노선 운항 재개결정을 내린 데에는 그만큼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는 2분기 과당경쟁과 환율 등 영향으로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고,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도 일본 이슈로 부진이 예상된다. 여기에 현재 동남아 및 중화권 노선의 경우 항공편이 늘어나며 공급과잉 우려도 커 수익창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일본 노선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겨울철 수요가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기간 노선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 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하는 지역은 겨울철에 특화된 인기 여행지로 유명한 곳으로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일정기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고시마와 고마츠는 다양한 온천마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겨울철 수요가 높았던 곳이고, 오키나와와 미야자키는 연평균 기온이 온화해 한겨울에도 여행하기 좋은 휴양지로 꼽힌다. 삿포로 역시 겨울철 대표 여행지로 아름다운 설경과 눈 축제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해당 노선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지는 미지수다. 일본 불매운동 장기화로 일본 여행 수요가 매달 감소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전년 대비 58.1% 줄어 20만1200명으로 집계됐다. 월간 한국인 관광객이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015년 6월(25만1504명) 이후 4년3개월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수요에 따라 노선 공급 확대 및 감축이 이뤄지는데 겨울철 성수기에 동남아 노선 공급이 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하지만 일본 불매 기조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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