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①] 가을에 물든 괴산, 인생샷 남겨볼까

김재범 기자

입력 2019-10-31 05:45 수정 2019-10-31 05:4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문광 은행나무길.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추색이 매혹적인 괴산에 가다

400m 문광 은행나무길 노란빛 절경
괴산호·군자산 둘레길 트레킹에 제격
우암 송시열 머물었던 화양구곡 장관

가을에는 다른 계절에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그만의 빛깔이 있다. 하늘은 다른 때보다 더욱 짙푸르고, 공기의 투명함도 남다르다. 들녘과 산자락은 오색의 단풍이 만들어낸 매혹적인 색감으로 물든다. 가을여행은 이런 추색(秋色)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백두대간과 속리산국립공원과 인접한 충북 괴산은 눈을 즐겁게 하는 가을여행의 매력을 제대로 전해주는 지역이다. 조선 성리학의 거목인 우암 송시열의 자취가 남아있는 화양구곡부터 오롯하게 걷는 산길의 매력이 있는 산막이옛길, SNS로 급부상한 ‘사진 명당’ 문광 은행나무길까지 가을 자연의 매력을 고루 느낄 수 있다.


● 저수지 비치는 매혹적인 은행나무 반영

문광 은행나무길은 괴산지역의 떠오르는 명소다. 주변 농지에 물을 대는 평범한 시골 저수지였는데 마을 진입로에 있는 400m 길이의 은행나무길이 가을 사진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저수지 수면에 노란빛 반영을 만드는 은행나무길과 야트막한 산자락이 어울리는 모습이 멋지다. 새벽 물안개가 낄 때의 몽환적인 분위기도 매력이지만, 해지기 전 짙은 햇살이 드리워지는 모습도 운치가 있다.

산막이옛길 산막이 나루와 환벽정.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가을 단풍 사이로 보이는 괴산호 절경

트레킹에서 멋진 풍광을 보려면 그만큼의 몸고생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괴산의 산막이옛길이 그렇다. 괴산호와 군자산 절경을 옆으로 보면서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속 오솔길인데 난이도가 드물게 무난하다. 나무데크로 길을 잘 조성했고 적당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소나무 흔들다리도 있다. 산길로 갔다가 호수 주변을 감상하는 뱃편을 타고 돌아올 수도 있다. 인근 천장봉이나 등잔봉까지 가는 2∼3시간 여정의 등산로도 있다.

화양구곡 제4곡 금사담과 암서재.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계곡과 단풍, 기암괴석의 조화

화양구곡은 괴산 자연여행의 간판스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던 곳으로 맑은 계곡물, 기암괴석이란 표현이 딱 맞는 거대한 바위,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3.1km의 산책로를 따라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부터 운영담,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 등 특색있는 절경을 보노라면 지루할 틈이 없다. 물길 너머 송시열이 세운 정자 암서재가 보이는 금사담은 고운 단풍과 어우러진 포토 포인트다. 계곡 옆 화양서원 터와 만동묘 등 송시열 유적들이 있어 함께 돌아보면 좋다.

수옥폭포.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해발 548m 고개의 절경과 폭포

이화령은 높이 548m로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사이의 고개다.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새재가 있는 조령산과 연결된 고개다. 이곳에는 괴산과 문경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인 휴게소가 있다. 또한 충주에서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을 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가파른 고개를 오르느라 가빴던 숨을 고르며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차로 10여분 거리인 연풍면에는 아담한 계곡 사이로 맑은 물줄기가 쏟아지는 수옥폭포와 이를 바라보는 정자 수옥정이 있는 수옥정 관광지가 있다.

산버섯찌개(왼쪽)-올갱이국.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산버섯찌개와 올갱이 해장국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괴산에는 자연버섯 음식점이 많다. 별미식당은 산버섯찌개와 능이두루치기를 주종목으로 하는 향토 맛집이다. 맑은 물에서 자라는 올갱이로 끓이는 올갱이국도 지역 별미다. 된장을 풀고 부추 아욱 올갱이를 넣어 끓이는데 제법 칼칼하다. 주차장식당이 올갱이국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올갱이국 맛집으로 유명한 영월 성호식당이 구수한 풍미를 강조한다면, 주차장식당은 얼큰한 느낌이 강한 것이 색다르다.

괴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