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대통령은 규제 허물어 AI 키우라는데…검찰은 타다 기소”

뉴스1

입력 2019-10-29 09:38 수정 2019-10-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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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 News1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

지난 28일 검찰이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전격 불구속기소하자 쏘카는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쏘카와 VCNC 두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됐다.

타다는 지난해 10월 11~15인승 승합차에 대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예외 규정을 근거로 ‘렌터카’를 활용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타다는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만이 많던 이용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입소문을 타며 순식간에 대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검찰은 타다를 ‘렌트 사업자’가 아닌 ‘유상여객 운송업자’로 판단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적용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 이재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제도로 전환하고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우리 AI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오늘 이야기하고 검찰은 타다와 쏘카, 그리고 두 기업가를 불법 소지가 있다고 기소했다”고 꼬집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네이버 개발자 행사에 깜짝 등장해 ‘AI 국가’를 선언하며 규제 문턱을 낮춰 AI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나라에서 법에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경찰도 수사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국토부도 1년 넘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며 “타다는 130만명이 넘는 이용자와 9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서비스이자 현실에서 AI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기업 중의 하나인 모빌리티 기업”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할 말은 많습니다만 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이 대표가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냈던 대상인 정부와 택시업계에 이어 검찰마저 타다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자신을 재판에 넘기자 이 같은 표현을 통해 우회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모빌리티 산업을 두고 제도 혁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정부와 기존 사업자인 택시업계의 ‘제 밥그릇 지키기’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 고위 경제관료들과 혁신성장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이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서울개인택시조합 ‘타다 OUT!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23/뉴스1 © News1

하지만 이 대표의 독설은 결국 타다에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정부는 카풀이나 승차공유 등의 과감한 혁신 대신 기존 택시제도를 개선해 모빌리티 산업을 편입시키는 방향의 상생안을 채택했고, 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택시업계는 타다를 ‘불법 유사택시’로 몰아세우며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타다는 최근 정부의 상생안에 정면으로 대치하는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가 국토교통부가 즉각 시행령 개정을 통해 타다를 불법으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계획을 철회하는 등 진통 계속했다. 결국 여권마저 등을 돌려 ‘타다 금지법’을 발의하며 압박하고 이날 사법부마저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이 대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날 검찰의 기소 소식에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타다가 합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긴 했지만, 소관 부처에서도 법적 해석을 유보하고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논의기구에 타다를 포함시켜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던 차에 난데없이 검찰이 불법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혁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스타트업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의 기소 소식을 전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나올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계속 막을 것인가”라며 “뭔가 숨통을 터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적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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