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1년 만에 올해의 선수… ‘고진감래’ 고진영

기장=정윤철 기자

입력 2019-10-28 03:00 수정 2019-10-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LPGA 부산 BMW챔피언십서 확정
“골프 시작할 때 부모님 여유 없어 프로 6승 때까지 빚 갚지 못해
국내서 ‘1인자’ 못돼 더 승부욕”… 장하나, 3차 연장서 감격의 우승


뉴스1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사진)은 눈물을 쏟았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에 오른 뒤 소감을 밝힐 때였다. 그는 정상에 오를 때까지 겪은 어려움과 딸의 성공을 위해 헌신한 부모님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진영은 27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공동 9위(10언더파)로 마친 뒤 남은 3개 대회 결과에 상관없이 올해의 선수 수상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올해의 선수가 된 건 2013년 박인비, 2017년 박성현, 유소연(공동 수상) 이후 네 번째. 지난해 신인왕 고진영은 올 시즌 메이저 2승(ANA 인스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함해 4승을 거뒀다. 야디지북 커버에 태극기를 새겨놓은 고진영은 “한국에서 올해의 선수를 확정해 기쁘다. 대한민국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영광의 순간을 맞기까지 힘든 순간도 많았다. “10세에 골프를 시작했을 때 집이 부유하지 않았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이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했다.” 그는 “프로에서 5, 6승을 할 때까지도 부모님의 빚이 없어지지 않았다. 경제적 빚과 나를 위해 헌신한 부모님께 내가 진 빚도 빨리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골프를 했다”고 말했다. 복싱 선수 출신인 고진영의 아버지 고성태 씨(56)는 운동선수로는 작고 삐쩍 마른 딸에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줄넘기와 헬스 운동을 시켜 단단한 근력을 갖추게 한 ‘골프 대디’로 통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절 ‘1인자’가 아니었던 것도 승부욕을 자극했다고 한다. “신인일 때는 김효주, 백규정에게, 2년 차 때는 전인지 언니에게. 3년 차 때는 박성현 언니에게 밀렸다. 누군가에게 가려졌던 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고진영은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와 상금왕도 노리고 있다.
대니엘 강 꺾은 장하나, 10월 2승째… 단숨에 상금 1위 장하나가 27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에서 3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기장=뉴시스

우승은 2017년 LPGA투어 멤버십을 반납하고 국내로 돌아온 장하나(27)에게 돌아갔다. 19언더파를 기록한 장하나는 3차 연장 끝에 동갑내기 재미교포 대니엘 강을 꺾었다. 장하나는 10번홀(파4)에서 열린 3차 연장에서 1.5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 성적은 KLPGA투어 각 부문 기록에 반영된다. 6일 끝난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과 함께 3억75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했던 장하나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 3억5235만 원을 추가해 KLPGA투어 상금 1위(11억4572만3636원)로 올라섰다.

발목 부상을 참아내며 우승한 장하나는 내년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어머니 건강이 좋지 않다. LPGA투어에 다시 갈지는 가족과 상의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장=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