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전 수리했는데 또 문제 발생… 제주항공 승객들 40분간 공포
배석준 기자
입력 2019-10-27 19:31 수정 2019-10-27 21:05
제주항공 항공기. 뉴스1
25일 오후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했다. 이 비행기는 이륙 전 항공기의 항법 고도 유지 시스템에 문제가 발견돼 수리를 마치고 비행을 결정했으나 이륙 10분도 채 안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27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8시 50분 김해공항을 출발한 제주항공 7C207편이 이륙 43분만인 9시 34분쯤 김해공항으로 되돌아왔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184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당초 해당 항공기는 이날 오후 7시30분 김포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이륙 직전 항법 고도 유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정비를 하느라 출발이 1시간 13분 지연됐다. 항공기는 오후 8시 50분에 이륙했지만 이륙 직후인 8시 59분에 자동조종장치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돼 정상화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 김해 상공을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가 흔들리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고 비상탈출 가능성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기장은 결국 회항을 결정했고 승객들은 40여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제주항공 측은 “자동조종장치에 문제가 생겨 기장이 직접 수동으로 비행할 수 있었지만 야간비행 등 안전을 우선 고려해 회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규정에 따라 승객들에게 뾰족한 물건 치우기, 하이힐 벗기, 벨트 상태 등 비상착륙에 대한 안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비행 중 이상을 일으킨 것은 항공기 자동조종을 돕는 장치로 고도, 속도 등을 설정해 항공기에 명령을 내리는 MCP(모드 컨트롤 패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항공기가 약 400피트(약 122m) 지점을 비행 중임에도 MCP 상에는 수만 피트로 표시되는 등 수동으로 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비·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을 결정한 것은 안이한 판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문제의 비행기를 서둘러 운항하려하기보다는 대체 항공편을 띄우든 좀더 면밀한 정비점검이 이뤄졌어야 한다”며 “매우 이례적인 상황인만큼 이륙 전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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