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악화에 정부 압박까지…‘금리인하’ 고민 깊어진 한은

뉴시스

입력 2019-10-27 08:08 수정 2019-10-2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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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제성장률 0.4% 기록에 연1%대 추락가능성
홍남기 "열석발언권 필요시 활용" 금리 인하 압박
이미 두 차례 금리 낮춘 상황…추가 인하 닫지는 않아



올해 1%대 저조한 성장률이 전망되는데 이어 정부와 여당의 기준금리 압박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이미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한국은행으로선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하며 0%대로 내려앉았다. 마이너스 성장을 한 지난 1분기를 제외하면 1년만에 가장 저조하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10년만에 1%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률이 2%아래로 내려간 건 1956년(0.7%)을 비롯해 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5.5%), 가장 마지막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8%) 등 4차례 뿐이었다.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넣고 있다.

지난 2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열석 발언권을) 필요하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석발언권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정부 인사가 참석해 입장을 전달하는 제도다. 정부가 열석발언권을 행사한 건 2013년이 마지막이다.

홍 부총리가 앞서 여러 차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를 의미하는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석발언권을 이용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국감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지난 금통위에서)금리를 0.5%포인트 내렸어야 했는데 왜 0.25%포인트만 내렸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한은은 난감해진 상황이다. 이미 지난 16일 금통위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더 금리를 내리게 되면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선진국과의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이나 이미 과중한 가계부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아직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은 상황이다. 성장률 악화나 정부와의 정책 공조, 국내외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금리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며 “단기간 내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 정도를 얼마나 크게 할지는 주요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상황과 그것이 국내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상황변화, 7월과 이달의 금리인하효과 등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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