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로 한턱 쏜 허미정 “시댁 응원 받고 꼭 우승”

부산=정윤철 기자

입력 2019-10-23 03:00 수정 2019-10-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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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챔피언십 개막 앞둔 각오
“추억 만들어주려 동료들 대접”… 친가 부산서 살았던 대니엘 강
“어린 시절 생각나 만감 교차”… 아마때 부산대표로 뛴 최혜진
“고향 같은 곳이니 더 잘해야”


‘부산댁’ 허미정은 21일 부산의 한 참치 가게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국내외 LPGA투어 동료들에게 참치를 샀다. 사진은 참치회를 앞에 두고 활짝 웃는 선수들. 왼쪽부터 허미정, 펑산산(중국), 고진영, 브리트니올터마레이(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양희영, 이미림. 허미정 제공

“한국에서 호텔 식사만 할 줄 알았는데…. 최고의 호스트 허미정 덕분에 정말 맛있는 참치를 먹었어요.”

22일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24∼27일)을 앞두고 대회가 열리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만난 세계 6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참치 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전날 밤 ‘부산댁’ 허미정(30)이 부산의 한 참치 가게에서 국내외 LPGA투어 동료들에게 한턱을 냈기 때문. 지난해 1월 결혼한 허미정은 시댁이 부산이다. 허미정은 “동료들이 부산에서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고진영, 펑산산(중국), 헨더슨 등과 함께 식사했다. 내일도 김세영,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과 한 번 더 참치를 먹을 예정이다”며 웃었다.

50만 원어치 참치 파티로 우정을 나눈 선수들이지만 필드 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2009년과 2014년에 1승씩을 했던 허미정은 올해 8월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우승한 뒤 ‘5년 주기 우승 골퍼’라는 말을 들었다. “또 우승을 하려면 5년을 기다려야 하나”라고 걱정했었다는 그는 지난달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허미정은 “시댁 식구들도 응원을 와 부담이 되지만 즐기면서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2세부터 6세 때까지 아버지의 고향인 부산에서 살았던 재미교포 대니엘 강(27)도 이번 대회가 각별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많은 부산에 와 만감이 교차한다. 최근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20일 중국에서 끝난 LPGA투어 뷰익 상하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대니엘 강은 전날 명예부산시민으로 위촉됐다. 영어로 인터뷰를 하던 그는 팬들을 초대하는 인사말을 부산 사투리로 해달라는 부탁에 “제가 말하는 것은 모두 부산 사투리다. 그런데 초대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어색하다”고 한국말로 답하며 웃었다.

김해 출신으로 부산에서 고등학교(학산여고)를 나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 최혜진(20)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부산 대표로 경기에 나간 적이 많다. 고향 같은 곳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 LPGA투어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최혜진은 “LPGA투어를 가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언제 가는 것이 맞을지 고민된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우승을 하면 (LPGA투어 진출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치러진 17번의 LPGA투어 대회에서 비회원 한국 선수 5명(안시현, 이지영, 홍진주, 백규정, 고진영)이 우승해 LPGA투어에 직행했다.

이번 대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KLPGA투어 대회였다가 올해부터 LPGA투어 대회로 열린다. KLPGA투어 시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세계 1위 고진영은 “BMW 대회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이번에도 최대한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시즌 5승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전날 참치 파티에 함께하지 않은 친한 동료 13명(넬리 코르다, 에리야 쭈타누깐 등)의 숙소로 치킨을 배달시켜 주기도 했다.

부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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