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美장단기금리 역전…한은 “경기침체 전조 해석 신중”

뉴스1

입력 2019-10-20 15:47 수정 2019-10-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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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가에서 발생한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것을 두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일부에선 이를 경기침체의 전조로 보는 견해와 함께 수년째 이어진 양적완화 등 최근 경제 상황과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장기채권 수요 증가, 낮아진 금리 등을 고려하면 섣부른 판단이라는 신중론이 공존한다.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임준혁 과장, 유민정 조사역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미국·독일 장단기금리 역전 전후 실물지표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장·단기금리역전과 경기침체의 관계는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조사팀은 미국과 독일을 예로 들며 “1980년대 이후 미국과 독일의 장단기 금리역전 전후로 주요 실물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시기별로 일관된 흐름을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상 통상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면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된다.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를 봐도 대부분 경기의 경기는 수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960년대 이후 8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미국의 경우 1966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리역전에 의한 경기 수축이 일어났다. 독일도 1990년 통일 이후 두 차례의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1997년 금리역전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기도 했고, 일본에서는 금리역전이 없었는데도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등 연관되지 않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비슷한 시점에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미국과 독일도 차이가 있다. 미국은 고용 호조를 바탕으로 소비 중심의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독일은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9월중 실업률은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3.5%를 기록했고, 7~8월 실질 개인소비지출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역전과 경기침체의 관계가 일관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최근 미국 경제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채권시장도 과거와 달리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어 과거 사례를 단순히 적용해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신중론’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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